반도체 공급난에도 기본모델 99만원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무선사업부장)은 10일 0시 온라인으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남색 세미정장을 입고 등장했다. 그는 ‘개방과 협력’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며 “지난 2년 동안 세상은 전례 없는 도전으로 변화에 직면했고, 우리가 살아가고 일하고 다른 이와 연결되는 방식은 달라졌다”면서 “삼성전자는 다음 세대의 리더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갤럭시 S22 시리즈는 혁신적인 카메라와 역대 최고 성능으로 사용자들이 창작, 공유, 소통하는 데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10일 개최한 갤럭시 언팩 후반부에 등장한 BTS/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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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후반부에는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한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멤버들은 메시지를 담은 종이를 넘겨가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호소했다.
애플을 조롱하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 넷플릭스와의 협업 영상도 선보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브리저튼’ 출연 배우들이 등장한 이 영상에서 매킨토시 경은 여왕에게 우의를 바쳤다가 물세례를 맞는다. 매킨토시는 1984년 애플이 내놓은 컴퓨터의 이름이다. 이어서 삼성을 연상케 하는 트라이스타(tri-star, 세 개의 별) 경이 갤럭시S22를 선보여 여왕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날 공개된 갤럭시S22 시리즈는 야간 사진 촬영 성능을 높이고 사진과 동영상을 전문적으로 편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S22울트라에는 ‘S’펜을 내장해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계승했다. S펜은 기존 대비 반응 속도를 개선해 실제 종이에 펜으로 쓰는 것과 같은 매끄러운 경험을 제공하며 손 글씨로 필기한 80가지 이상의 언어를 인식한다.
◇어떤 환경에서든 선명한 사진
오는 25일부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되는 갤럭시S22 시리즈는 기본(화면 크기 6.1인치), 플러스(6.6인치), 울트라(6.8인치) 3종이다. 기본과 플러스 모델은 전작보다 0.1인치씩 작아졌고, 울트라는 대형 화면을 그대로 유지했다. 기본과 플러스 모델은 모서리 부분이 둥근 형태인 반면, 울트라는 모서리가 각진 형태의 직사각형이다. 가격은 기본 모델과 플러스 모델이 각각 99만9900원, 119만9000원이고, 울트라 모델이 145만2000원(256GB 기준)으로 전작과 같다.
삼성전자는 카메라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 측은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어떤 조도 환경에서도 선명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해 바로 공유할 수 있는 강력한 카메라를 탑재했다”고 했다. 전작보다 약 23% 커진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AI 기술을 적용해 야간에도 피사체의 색상과 디테일을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는 ‘나이토그래피’ 기능을 제공한다.
인물의 얼굴과 움직임을 인식해 자동으로 촬영 범위를 조절해주는 ‘자동 프레이밍’도 진화했다. 최대 10명까지 한꺼번에 인식해 자동으로 카메라의 초점을 맞춰줘 모든 인물을 또렷하게 영상 촬영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찍으면 털 한 올, 한 올까지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사진 전문가나 애호가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점을 겨냥해 원본 그대로의 화질을 유지하며 촬영부터 편집까지 하나의 앱으로 가능한 기능도 선보인다.
갤럭시 S22 시리즈는 또 스마트폰 최초로 4나노(nm) 프로세서를 장착했고 고성능 프로세서를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도 탑재했다. 울트라와 플러스 모델은 완충하는 데 1시간이 채 소요되지 않고, 약 10분 충전하면 50분 이상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상반기 스마트폰 대전 포문 열어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시리즈가 전작의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갤럭시S 시리즈는 연간 3500만~4000만대 수준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갤럭시S20과 갤럭시S21의 판매량은 3000만대를 밑돌았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2 시리즈를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4·폴더4를 출시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다음 달부터 갤럭시A53, 갤럭시A33 등 보급형 5G 스마트폰 5종을 출시하며 신흥 시장 공략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갤럭시A 시리즈는 50만원대의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으로 가성비를 앞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2020년에 출시된 갤럭시 A51은 같은 해 나온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높은 전 세계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3월 중 5G 중저가폰인 아이폰SE3를 공개할 미국 애플, 중저가 모델 레드미10 출시를 앞둔 중국 샤오미와 신흥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IT업계에서는 아이폰SE3의 출고가가 전작(55만원)보다도 저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탭S8 태블릿 시리즈도 공개했다. ‘갤럭시 탭 S8′, ‘갤럭시 탭 S8+’, ‘갤럭시 탭 S8 울트라’ 3종 모델이다. 역대 시리즈 중 가장 얇은 6.3㎜ 베젤에 16:10 화면 비율을 갖췄다. 4K 녹화 기능으로 선명한 동영상 제작이 가능하고, 화면 녹화 중 ‘셀피 비디오’ 기능으로 사용자 모습이 들어간 영상도 만들 수 있다.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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