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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단일화, 제안 넘어선 압박…‘자진 철수’ 몰아가는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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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할 거면 10분 내 커피 마시며”
물밑 협상 선 그은 윤석열
이준석 “협상하면 단일화…
한쪽이 포기하면 철수” 자극

경향신문

경제계 제언집 받는 안철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왼쪽)가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최태원 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미래를 위한 경제계 제언집을 전달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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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단일화는 금기어”
완주 뜻 거듭 밝히며 불쾌감

야권의 대선 후보 단일화 정국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한 압박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협상을 통한 단일화에 강하게 선을 긋고 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 후보의 완주 가능성 자체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이 안 후보의 ‘백기투항’을 기다리는 고사 작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9일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물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지난한 협상이라면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면서 “단일화 추진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서 협상하라고 하면 그런 건 안 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단일화는) 서로 신뢰하고 정권교체라는 방향이 맞으면 10분 안에도, 커피 한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윤 후보 발언은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하고, 후보 간 담판으로 사실상 안 후보의 양보를 이끌어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대표 등 지도부는 더욱 구체적으로 안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이 대표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김재원 최고위원이 ‘(단일화는) 투표일 전날까지도 가능하다’고 한 것에 대해 “결국 안 후보의 사퇴를 이야기하는 것일 것”이라며 “협상에 의한 경쟁방식의 단일화를 의미하는 게 단일화라는 용어이고, 한쪽이 선거를 진행하기 어려워서 포기하는 경우는 철수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안 후보의 대선 완주 가능성을 불신했다. 이 대표는 “당선을 목표로 하는 후보라면 (유세차나 선거사무소 준비 등에) 상당한 비용을 써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거의 없다”며 “선거를 완주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6일에도 “11일 이후로는 단일화란 말이 더 안 나올 것”이라며 안 후보의 중도하차 가능성을 시사했다. 선거비용 문제로 오는 15일 공식 선거운동 전에 사퇴할 것이라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설연휴 이후 안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자신감이 강해지고 있다. 지지율 우위를 앞세워 안 후보를 압박하면 결국 물러서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민주당과 같이하는 게 다음을 도모할 수 있고, 본인의 정치적 비전을 실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KBS 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자존심이 없는 분도 아니고, 또 당이 다른 후보이기 때문에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는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여야 양당의 압박 속에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단일화에 완강한 거부 의사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 후 윤 후보의 ‘10분이면 된다’ 발언에 대해 “그것 자체가 좀 일방적 생각을 갖고 계신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안 후보는 “모든 등록 서류부터 선거운동에 필요한 여러 가지 계약들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선거비용 관련 공세도 일축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단일화는 아예 우리 당 금기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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