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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김혜경 “공사 구분 부족했다”…‘과잉 의전’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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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수사 따른 책임 질 것”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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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의전' 논란 직접 사과하는 김혜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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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사진)가 9일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며 사과했다. 김씨는 구체적 의혹 내용에 대해 즉답을 피하며 “감사·수사 결과가 나오면 응분의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가 ‘배우자 리스크’를 정리해 30%대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김씨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부족함으로 생긴 일들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지난 설연휴에 불거진 이번 논란과 관련해 김씨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일 김씨가 서면으로 송구하다는 뜻을 밝혔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정면돌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배모 사무관은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사람”이라며 “때로는 여러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특히 제보자 당사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씨는 “제가 져야 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다. 수사와 감사를 통해서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거 후에라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드리고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묻는 질문에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결과가 나오면 응분의 책임을 질 것”이라고 답했다. 김씨는 제보자에 대해 “제가 A씨(제보자)와 배씨의 관계를 몰랐다고 해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 A씨는 피해자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씨는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이 후보가 “진심으로 사과드리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야 “구체적 해명 없어…알맹이 쏙 빠진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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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이재명 배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 후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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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과잉 의전’ 사과

기자회견 직후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의혹에 대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묻는 취재진에게 “하나하나 해명하는 건 적절하지 않고, 수사·감사가 진행될 거니까 결과를 살펴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리 처방 의혹 관련 질문에는 “대리 처방을 하지 않았다는 건 선대위에서 확인했다”며 “어떤 건 (사과)하고 어떤 건 (사과) 안 할 수 없어서, 일단 사과하고 부족한 건 수사와 감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전 경기도 7급 별정직 비서인 A씨는 지난달 28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 5급 사무관 배씨 지시를 받아 김씨의 사적 심부름을 도맡아왔다고 밝혔다. 여기에 김씨의 장보기 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등의 의혹 보도가 잇따랐다.

김씨는 지난 2일 입장문을 내고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면서도 “(배씨의)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3일에는 이 후보가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달라”고 밝혔다. 그간 민주당 내부에선 김씨의 잘못이 아닌, 배씨의 ‘갑질’이 문제의 원인이라 보는 기류도 있었다.

이날 김씨의 공식 사과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비해 경합 열세인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배우자발 ‘내로남불’ 악재를 털어내지 못하면 대선까지 남은 28일 동안 지지율 반등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선 후보 2차 TV토론이 열리는 11일 전에 ‘배우자 리스크’를 정리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국민의힘 등 야당들은 김씨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을 내고 “경기도 공무원들의 사적 비서 활용, 업무추진비 등 공적 자금 유용, 대리 처방, 관용차 사적 사용 등 어느 사실관계도 밝히지 않았다”며 “장시간 치밀한 계획하에 지속되어온 범죄행위에 대한 동문서답식 사과를 국민들께서 어떻게 지켜보셨겠는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분노와 의구심을 결코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빠진 사이다 같은 기자회견이었다”며 “사과의 형식은 있었으나 알맹이는 쏙 빠진 기자회견이었다”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김씨가 말로는 책임을 진다고 하나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현주 정의당 선대본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김씨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오늘의 사과가 이재명 후보 부부의 진심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곽희양·김상범·조문희·유정인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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