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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눈뜨고 코베이징" 반중정서 폭발…18년 만에 CAS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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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판정에 황대헌·이준서 실격

선수들 심리치료사 면담 가져

피해 계속되면 빙상 보이콧 고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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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쇼트트랙 편파 판정 의혹과 관련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카드를 꺼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의 억울한 판정 논란이 있을 때도 CAS 제소 카드는 나오지 않았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편파 판정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점에서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정무적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

윤홍근 선수단장은 8일 오전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CAS에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판정에 대한 CAS 제소 계획을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판정의 부당함을 공식화해 다시는 국제 빙상계와 스포츠계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억울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7일 오후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는 조 1위와 2위로 골인하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됐다. 실격의 수혜는 중국팀에 돌아갔다. 중국은 결승전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금메달(런쯔웨이)과 은메달(리원룽)을 따냈다. 헝가리의 사올린 샨도르 류가 가장 먼저 결승전을 통과했지만 심판진은 패널티 두 개와 열로우 카드를 부과하면서 순위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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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 쇼트트랙의 맏형 곽윤기(고양시청)는 "(중국 선수들과는) 스쳐도 안 된다"면서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쇼트트랙에서 중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판정이 이어지면서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헝가리 등 피해국도 늘어나고 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도 심판의 판단에 따라 경쟁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면서 한국 선수단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충격을 받은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오전 심리치료사와 면담을 가졌다. 판정 피해가 계속될 경우 빙상 종목에 한해 대회 보이콧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경기 직후 쇼트트랙 심판 위원장에게 강력히 항의하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 서한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ISU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항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ISU는 "황대헌의 준결승 실격 이유를 묻는 한국 대표팀 항의가 있었다”면서 “황대헌은 ‘접촉을 유발하는 늦은 레인 변경’으로 패널티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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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단이 올림픽 기간에 CAS를 찾는 것은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 체조 양태영 사건 뒤 18년만이다. 양태영은 기계체조 남자 개인종합에서 57.774점을 얻었는데 평행봉에서 심판이 가산점 0.2의 연기를 0.1로 판정해 금메달을 도둑맞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국제체조연맹은 오심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주심과 기술심에게 징계를 내렸지만 판정 결과가 번복되지는 않았다.

2014년 김연아 사건 때는 국민적인 분노가 더욱 증폭됐지만 CAS 제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CAS는 승부조작이나 심판 매수가 아닌 심판 실수에 따른 오심은 받아들이지 않기에 제소의 실익이 적다는 판단이었다. 이번 CAS 제소는 심상치 않은 한국 선수단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TV 중계를 통해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상황을 지켜본 국민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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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비판 정서는 물론이고 ‘반중 정서’를 자극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대선후보도 쇼트트랙 편파 판정 문제를 지적하는 등 이번 논란은 정치권까지 번지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CAS 제소는) 그동안 피땀 흘려 노력한 우리 선수들과 국내에서 들끓는 편파 판정에 대한 국민감정 등을 고려한 조치"라며 "불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한 국제연맹과 국제 심판들과의 관계 역시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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