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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연매출 50만원 늘었다고 지원금 제외” 자영업자들 촛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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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7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정부의 방역지원금 지급 방식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이 촛불 시위를 열고 있다./김정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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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제한, 인원 제한, 방역패스 다 지켰는데 매출이 늘었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빠져 허탈합니다.”

정부의 방역 조치와 방역지원금 지급 방식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이 촛불 시위를 열었다.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 등 자영업자들은 7일 오후 5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열고 “거리두기 등 정부의 방역 대책에 협조했지만 ‘매출 상승’이라는 이유로 지원금 지금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있다”며 “매출과 수익은 다른 것인데, 단순히 매출이 늘었다는 이유로 지원금을 주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쯤 국회 앞 인도에는 자영업자들의 ‘지원금 지급 제외’ 사례가 적힌 A4용지 60여장과 손바닥 크기의 전자식 촛불 300여개가 놓여졌다. 그 앞에는 ‘매출이 늘었다고 지원해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제 빚은 늘어날까요’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놓여 있었다. 자영업자들은 ‘규제는 강제, 생존은 셀프’ ‘조건 없는 방역 협조엔 차별 없는 방역지원금’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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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 앞 인도에 방역지원금 지급 제외 사례가 적힌 A4 용지들이 전자식 촛불과 함께 놓여져 있다./김정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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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대표는 “방역지원금 사각지대에 놓인 사장님 150여명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한 사장님은 연 매출이 50만원 늘었다고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했다. 이어 “방역지원금을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늘리겠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매출 증가’라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던 자영업자들은 이번에도 또 제외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정부는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300만원씩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고, 이날 지원금을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올리는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인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임혜신(57)씨는 “코로나 이후 매출이 줄어 배달을 시작했다”며 “배달대행비로 매출 대부분이 나갔고, 심한 날에는 매출의 60%가 대행비로 나갔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막상 수익은 줄어든 탓에 임씨는 지난해 중순 데리고 있던 직원 4명을 정리했다. 지금은 남편이 빵을 굽고 아들이 주말 알바를 하고 있다. 그는 “매출이 늘었다는 이유로 줄곧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최근 원두값 등이 오르며 커피값을 올릴 수밖에 없었는데, 이마저도 ‘매출 상승’으로 잡히게 됐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신경숙(54)씨는 “2019년 말까지 내부인테리어 작업을 하고 2020년부터 제대로 된 장사를 해 당연히 매출이 늘어났다”며 “그런데 매출이 늘었다는 이유로 지원금에서 제외됐다”고 했다. 이어 “월세, 인건비, 공과금 등을 고려하면 하루 매출이 50만원 이상 나와야 유지가 가능한데, 작년 12월부터는 손님이 줄어 하루 10~20만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시위 현장을 찾은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현재 정부는 행정편의주의에 빠져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지원금을 낭비하고 있다”며 “정부는 예산이 적재적소에 돌아가게 해서, 고통에 신음하는 자영업자들을 어루만져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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