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조치로 주춤했던 기름값이 3주 연속 고공행진 중인 데 이어 국내 평균 휘발유값이 이달 중 리터(ℓ)당 1800원선을 돌파할 전망이다. 배럴당 90달러선을 넘어선 국제유가가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 데다 1200원선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이 국내 기름값을 추가로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월 첫째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667.62원으로 △1월 셋째주 1632.02원 △1월 넷째주 1650.96원에 이어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국 최고가 지역인 서울은 지난주 리터당 휘발유 가격이 1738.6원까지 올랐다.
문제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92.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지난해 12월 31일 배럴당 75.21달러에 거래된 이후 이달 초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4일 기준으로는 올해 들어 22.7% 급등했다. 시장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달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유가는 보통 3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된다. 현재 1680원대 기름값에 반영된 1월 초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정도 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럴당 90달러 적용 시 국내 석유류 가격은 현재보다 10%가량 올라야 한다. 이에 따라 이달 말 리터당 휘발유 가격은 최근 최고가인 작년 11월 둘째주의 1807.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까지 뛴 것도 석유 도입 비용을 높여 국내 기름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 등 지정학적 불안도 계속해서 유가를 자극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원유의 약 12%를 생산하는 나라로, 서방 진영과 러시아 간 갈등이 심화될 경우 에너지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선을 돌파하자 올해 4월까지 유류세 한시 인하카드를 빼들었다. 하지만 최근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보는 국제유가 급등 분위기에서 유류세 인하만으로 기름값 부담을 완화하긴 어려워 보인다. 유류세는 정액으로 일정하게 부과하는 종량세이기 때문에 국제유가 등락과 무관하다. 되레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수입에 적용되는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상승해 세전 판매가도 같이 오른다.
그럼에도 정부가 기름값 부담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은 유류세 인하조치에 제한된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국제유가·국내 기름값 동향을 지켜보고 유류세 인하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당국은 유류세 인하가 시행령 개정 사안인 만큼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고려해 연장 여부는 내달 말 즈음 결정할 방침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오는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국제 유가 상승으로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3주 연속 오른 가운데 6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가 1867원, 경유가 1807원에 판매되고 있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월 첫째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주보다 리터당 15.2원 오른 1667.6원을 기록했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 주보다 리터당 14.9원 상승한 1486.0원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휘발유 가격이 전주 대비 리터당 13.5원 오른 1738.6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가격보다 71.0원 높은 최고가다. 2022.2.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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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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