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공연 때 한복을 입고 등장한 여성.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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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재호 기자 =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복’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지난 4일(한국시간) 전 세계에 생중계된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내 소수민족으로 표현된 것을 두고 이른바 ‘한복공정’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대표단으로 개막식에 참석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문제가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 오히려 국민의 공분을 키우는 형국이다.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비판에 가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5일 부산·울산·경남지역 방문 자리에서 “대국으로서 과연 이래야 되느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이 시행되는 것 같다”며 “문화공정이 심각하게 우리 자존심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같은 날 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고구려와 발해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럽고 찬란한 역사”이며 “(고구려와 발해 역사는) 남의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SNS를 통해 “한복은 대한민국 문화”라며 “중국 당국에 말한다. 한푸(漢服)가 아니라 한복(韓服)”이라고 적었다.
국민들은 국민청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중국의 자발적인 동북공정과 한국의 문화를 훔쳐가는 행위들을 막아주세요!’라는 내용의 청원에는 6일 오전까지 9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당당하게 한복과 사물놀이 등을 조선족의 문화라고 소개했다”며 “조선족은 한국인의 피가 흐를지는 몰라도 중국 소수민족으로 한국의 문화를 가져야할 명분이 없다. 동북공정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중국의 문화약탈 행위를 막아라. 대한민국은 중국의 속국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관리자 검토를 거쳐 청원요건에 부합하면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이런 논란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도 지린성 옌볜 가무단 여성 100여 명이 한복을 입고 아리랑 민요에 장구춤을 선보여 논란이 됐다.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에서도 한복을 입은 무용수들이 춤을 추며 상모돌리기를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모닥불을 가운데 두고 강강수월래를 하는 모습도 담겼다. 중국은 수년 째 한복은 ‘한푸’, 김치는 ‘파오차이’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외교부는 한국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 증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중국 측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재외공관 등을 통해 한복을 비롯한 한국의 고유문화를 국제사회에 계속해서 홍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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