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이 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에 아드리아해에 급파된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을 운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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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으로 위장한 병력이 러시아 세력권 지역을 공격하는 가짜 동영상을 만들어 유포할 계획을 세웠다는 것을 미국 정보당국이 파악했다고 3일(현지시간) CNN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계획은 우크라이나 군대가 러시아 영토 혹은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이들을 공격하는 가짜 영상을 공개하는 것이다. 이 영상은 가짜 우크라이나 군사 장비와 터키제 드론 폭파로 인한 여파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춰 고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러시아 당국이 영상에 사용할 시신을 찾고 조문객 역할을 할 연기자 섭외까지 마친 것으로 미국 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거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리주의자들이 러시아의 개입을 요청하는 구실로 삼을 수 있다는 게 미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미국 언론은 미 당국이 이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러시아의 계획을 무산시키고 침공 계획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계획을 실행에 옮길지는 확실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러시아는 과거에도 군사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구실로 이런 전략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날 즉각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런 보도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이 오히려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날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에 약 3000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하는 등 무력대치 상황을 완화하자는 러시아 측의 요구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러시아가 언제든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 접경 벨라루스에서 상당한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경계했다. 그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간 합동 군사훈련인 ‘연합군 결의 훈련’을 언급하면서 “이번 배치는 냉전 이후 러시아군이 가장 많이 배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훈련에는 3만명의 전투병력, 특수작전부대 스페츠나츠, SU-35 전투기, S-400 방공시스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는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는 물론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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