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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대리처방’ 의혹 한 달 뒤… 김혜경, 같은 약품 직접 처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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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가 1박 2일 경남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지난달 27일 통영 굴 작업장에 방문해 굴 까기 작업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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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3일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의약품 대리 처방 및 수령 의혹에 대해 “수행비서 배모씨의 폐경 증세 치료를 위해 복용한 약”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결혼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배씨가 폐경 치료제를 복용했다는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김씨는 지난해 4월 대리 처방 의혹이 제기된 것과 동일한 약품을 직접 처방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대리 처방 받은 약을 김씨가 아닌 배씨가 복용했다면 김씨와 배씨는 당시 같은 약을 먹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김씨가 직접 받은 처방전도 배씨를 거쳐 A씨가 약국에서 약을 구입해 전달했다. 이에 대해서는 의료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3일 공지를 통해 “배모씨는 과거 임신을 위해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이었다”며 “생리 불순, 우울증 등 폐경 증세를 보여 결국 임신을 포기하고 치료를 위해 호르몬제를 복용했다”고 주장했다. 배씨는 지난해 3월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 있을 당시 5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7급 공무원인 A씨에게 김씨가 복용할 호르몬 약을 대리 처방·수령하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배씨는 전날 입장문에서 이런 의혹에 대해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며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 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의원도 3일 라디오 방송에서 “김씨가 직접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주변 분들을 통해 확인했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처방 받은 약은 폐경 치료제로 2016년 결혼한 배씨와는 상관없는 약”이라며 “해명이 자꾸 의심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했다. 원일희 선대본부 대변인도 논평에서 “배씨가 28일치 약을 대리 수령해 이재명 후보 집에 가져다 뒀다는 보고 문자를 보냈다”며 “민주당 공지대로라면 배씨가 자기가 복용할 약을 이 후보 집에 갖다 놓고 가져다 먹었다는 것인데,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이런 억지 해명을 믿으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김씨가 지난해 4월 성남 자택 인근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대리 처방 의혹이 제기된 것과 동일한 의약품 6개월 분량을 처방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대리 처방 의혹이 제기된 지난해 3월 1개월치가 처방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 약품 역시 A씨가 배씨에게 처방전을 사진으로 받아 약국에서 수령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에게 직접 진찰을 받은 환자가 아니면 처방전을 수령하지 못한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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