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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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 가능성을 제기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방에 “위기감 조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28일(현지시간) 외신들이 전했다.
BBC방송,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예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 침공이 임박했다는 서방의 경고가 경제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 지도자들은 내일 당장 전쟁이 날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가장 큰 위협은 불안정한 국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접경지대에 러시아군 10만명가량이 배치된 상황을 두고 “지난해 봄에 비슷한 규모의 병력이 배치됐을 때와 비교해 더 큰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 등이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들을 철수시킨 것에 대해 “외교관들은 선장과 같다”며 “그들은 침몰하는 배에서 마지막으로 떠나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타이타닉호가 아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미 국방부는 젤렌스키 대통령 입장과 달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상당 부분을 점령할 수 있는 군사력을 축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존 설리번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도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배치된 러시아군 병력 규모는 지난해 봄에 관측된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라고 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다음 달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정확한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동유럽에 소규모 병력을 파병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4일 “필요시 신속한 유럽 배치가 가능하도록 병력 8500명에 대비 태세를 높이라”고 명령했다.
미국과 위기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 가능성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이자 공동 대응에 나선 서방 동맹국들도 대응 방식 등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독일 정보당국 관계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가 돼 있지만, 실행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마르코 미컬슨 에스토니아 의회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들을 대피시킬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느낌은 긍정적이다. 현재 상황은 우크라이나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측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어떤 속셈을 가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러시아는 병력 10만명가량이 집결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접경 지역에 더해 우크라이나 북부와 인접한 벨라루스에도 군사력을 집결시키며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러시아가 이곳에 판지르―S 지대공미사일 시스템 12기도 배치했다고 전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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