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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목발 짚고 3일 만에 다시 출국…루지 임남규 "베이징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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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서 훈련 중 썰매 뒤집어져 큰 부상으로 1월 초 귀국

올림픽 꿈 못 버리고 다시 유럽으로…투혼으로 따낸 올림픽 출전권

연합뉴스

부상 투혼으로 올림픽 출전권 따낸 루지 임남규
[루지 대표팀 미디어데이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남자 루지 싱글 국가대표 임남규(33·경기도루지연맹)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을 '기적'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임남규는 지난해 말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2021-2022시즌 국제루지연맹(FIL) 월드컵 6차 대회를 준비하다가 크게 다쳤다.

경기를 며칠 앞두고 트랙을 달리는 공식 훈련을 소화하던 중 썰매가 뒤집혀 정강이뼈가 보일 만큼 살이 깊게 찢어졌다.

26일 비대면으로 진행된 루지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임남규는 "현지 병원 응급실에 이틀 동안 누워있었다. '이제 정말 끝인 건가'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돌이켰다.

임남규는 응급치료를 마치고 지난 2일 일단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올림픽 무대에 다시 서고 싶은 꿈을 버릴 수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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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남규의 지난해 1월 월드컵 경기 장면
[EPA=연합뉴스]


월드컵 7차 대회는 일정상 참가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라트비아 시굴다에서 열리는 8차 대회부터 다시 월드컵 일정을 소화하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가능성이 있었다.

되든 안 되든 일단 가 보자는 생각에 임남규는 귀국하고서 불과 3일 뒤 목발을 짚고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행운도 따랐다.

대회 일정에 맞춰 시굴다에 도착하려면 인천국제공항에서 5일 오전 11시에 뜨는 비행기를 타야 했다.

출국을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하루가 걸려 비행기 출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유럽에서 신속항원검사 결과도 인정해 임남규는 시간에 맞춰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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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남규의 월드컵 경기 장면
[EPA=연합뉴스]


현지에 도착했을 때 부상 부위는 기적처럼 호전돼 있었다. 상처 부위를 붕대로 감은 채 경기에 임해야했지만, 썰매를 몰 때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임남규는 그렇게 남은 월드컵 일정을 소화했다. 그의 투지 덕에 대표팀은 3회 연속 전 종목 출전을 이뤄낼 수 있었다.

임남규는 평창 대회에서 싱글 30위, 팀릴레이(혼성단체전) 9위의 성적을 내고서 은퇴했다. 2019년부터는 루지 대표팀 지도자로 활동했다.

그러나 선수가 부족해 베이징 준비에 어려움을 겪은 대한루지경기연맹의 부탁에 다시 선수로 복귀했다.

싱글에서 20위권 이상의 성적을, 팀릴레이에서는 5위 안에 드는 게 임남규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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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지 남자 더블 국가대표 박진용(왼쪽)과 조정명
[루지 대표팀 미디어데이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대표팀은 올림픽 테스트이벤트를 겸해 중국 옌칭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팀릴레이에서 6위에 올랐다.

임남규는 "5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면서 "그보다 더 높은 순위, 입상권에 들면 더 좋을 것 같다"며 웃었다.

남자 더블에서는 박진용(29·경기도청)과 조정명(29·강원도청)이 3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이뤄냈다.

조정명은 "평창에서 스타트가 거의 꼴찌였는데 최종 9위를 했다"면서 "4년 동안 스타트를 보완했다. 정상권과 거리가 멀지만, 격차를 줄였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박진용은 "더 세세하게 준비하고,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완한 만큼, 메달권 성적을 바라본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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