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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승엽은 왜 야구 소년 있는 곳, 있는 힘껏 찾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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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KBO 홍보대사는 최근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다녀왔다.

KBO 넥스트 레벨 캠프에 참가한 유소년 야구 선수들을 만나기 위해셔였다. 아이들을 위한 강연도 했고 원 포인트 레슨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두 달 연속 유소년 야구 선수들과 만남이었다. 지난 해 12월 4일과 5일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재)이승엽야구장학재단에서 개최한 유소년 야구 교실을 통해 어린이 들을 만났다. 왜 이승엽 대사는 야구 소년들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가는 것일까.

매일경제

이승엽 KBO 홍보 대사가 KBO 넥스트 레벨 캠프에 참여해 아이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하고 있다. 사진=팀 퓨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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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대사는 두 가지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이끌었다고 말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줄 수 있다면 최대한 시간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이 대사의 입장이다.

공적인 업무로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야구 소년들의 요청을 거의 거절한 적이 없다.

우선은 자기 자신이 그런 재능 기부를 통해 야구 선수로서 꿈을 키웠던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야구 선수로 막 첫 발을 내딛었던 대구 중앙 초등학교 시절, 우상을 직접 만난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천보성 선수와 이만수 선수가 학교를 찾아와 야구도 가르쳐 주고 힘이 되는 말들도 해줬던 기억을 갖고 있다.

특히 이만수 당시 선수는 중앙 초등학교 선배였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승엽 대사는 "당시 최고였던 선수들을 직접 만나 야구도 배우고 좋은 이야기도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이 남아 있다. 내가 야구 선수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모멘텀이 된 순간이었다. 여전히 그 때의 떨림을 기억하고 있다. 나는 이제 은퇴를 했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나를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억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 야구 재단에서도 어린이 캠프를 가장 큰 행사로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기억을 만들어 주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달 열린 이승엽 야구 캠프에는 이승엽을 포함해 배영수 두산 코치, 장원삼(은퇴), 박세웅(롯데), 김강민(SSG), 이지영(키움), 오재일, 김상수, 김헌곤(이상 삼성), 하주석(한화) 등 KBO 리그 각 포지션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참가 했다.

어린이 야구 선수들에게는 축복같은 시간이었다. 무려 200여 명의 선수들이 혜택을 봤다.

행사에 참가한 배영수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신이 났다. 이런 기회를 갖는 것이 거의 유일하다. 이런 행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들에게 직접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승엽 재단은 리틀 야구 선수들과 초등학교 야구 선수들을 각각 하루씩 초청해 이승엽 대사를 비롯한 스타 플레이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던 시절의 기억도 그를 야구 소년들에게 달려가게 만들고 있다.

이승엽은 요미우리서 뛰던 당시 시즌 중임에도 휴식일을 이용해 스타 플레이어들이 각급 학교로 급식 봉사 등을 나가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 놓은 바 있다.

성적만이 전부인 한국 프로야구에선 시즌 중에 선수들이 봉사 활동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성적 지상 주의라면 2등이 서러울 요미우리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시간을 내는 것에는 요미우리도 성의를 다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고 했었다.

"이제 은퇴를 해서 어린 선수들이 나를 모를 수도 있다"고 겸손을 보이고 있는 이승엽 대사.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강렬한 두 차례의 기억이 그를 야구 소년들에게 달려가게 만들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원하는 곳이 있다면 최대한 시간을 만들어 야구 소년들과 함께 하려 하고 있다.

그런 노력들이 쌓이다 보면 훗날 그 때 이승엽을 만난 것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고 말하는 선수가 나오게 될런지도 모른다. 지금의 이승엽 대사가 그런 것 처럼 말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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