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위해 발언대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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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주장하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지율 정체 내지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집권 5년 실정에 대해 사죄의 큰절을 올린데 이어 최측근 '7인회'는 이 후보 당선 후에도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이날 불출마 선언은 인적 쇄신과 정치 혁신의 물꼬를 직접 트겠다는 송 대표의 강한 의지로 해석되면서 이른바 86세대(1980년대 학번, 60년대생)의 용퇴가 뒤따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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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총선 불출마 선언…586에 용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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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 계획을 밝히며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다.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동일지역구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 금지 조항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며 "고인물 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물이 계속 흘러들어오는 정치, 늘 혁신하고 열심히 일해야만 하는 정치문화가 자리잡도록 굳건한 토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이 후보 및 당 지도부와 별다른 협의 없이 이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송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비공개로 이어진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에게 결단 배경과 불가피성 등을 설명한 뒤 추인받았다.
송 대표의 결단은 최근 당내에서 터져나오는 일명 86 용퇴론과 궤가 같다. 앞서 23일 김종민 재선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권만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 정치를 놔두고는 앞으로 못간다"며 "586 용퇴론이 나온다"고 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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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집권해도 임명직 맡지 말자는 결의다. 정치의 신진대사를 위해 의미는 있다"며 "그러나 임명직 안하는 것만으로 되나. 이 정치를 바꾸지 못할 거 같으면 그만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든지, 정치를 계속하려면 이 정치를 확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썼다.
당내에서 86 용퇴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되며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자 이 후보도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24일 오전 경기도 공약 발표 전 민주당 의원 30명과 함께 연단에 올라 "공정의 측면에서 많이 부족했다"며 사죄의 큰절을 올렸다.
같은날 이 후보의 최측근 그룹으로 알려진 일명 '7인회'는 "이재명 정부에서 국민의 선택 없는 임명직은 일절 맡지 않겠다"며 백의종군 의사를 밝혔다. 7인회 중 한명인 정성호 의원은 "초기부터 우리는 늘 특권적 자리를 요구해선 안된다는 생각을 해왔고 경선캠프에서도 핵심적 자리를 맡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를 두고 "민주당이 국민 기대에 맞춰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며 "저 자신도 노력할 것이고 민주당도 지금까지 나름 노력해 왔다. 그러나 특정 정치인 분들의 결단에 관한 문제는 제가 말하기 어렵고 조금이나마 반성하고 새로 시작하겠다는 각오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남=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경기 하남시 신장시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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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송영길 결단 환영…지지율에 도움 안된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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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송 대표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뭔가 변화에 대한 의지를 국민께 보여드려야 된다는 고민을 하시는줄 알았는데 본인 불출마 얘기는 갑자기 들어 조금은 당황스럽다"며 "저에게는 안타깝기도 하고 국민꼐는 우리의 결단이나 의지가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4선 우상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저는 지난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며 "우리가 비운 그 자리에 훌륭한 젊은 인재들이 도전하길 바라며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다.
정당혁신추진위원장을 맡고있는 장경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변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민주당의 혁신을 위한 변화의 결단을 지지하며 송 대표에게 감사드린다"며 "송 대표님의 절실한 결단과 함께 실천의 모습을 민주당이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당이 어려울 때, 진보진영에 위기가 찾아올 때 늘 선배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다시 일어섰다"며 "이 후보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순간 당쇄신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세대교체, 기득권교체의 열망을 담아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동학 민주당 청년최고위원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자기 것을 던지며 활로를 만드는 이들이 많아지면 새로움이 공존할 공간을 얻게 된다. 송 대표님의 결단은 그 시작"이라며 "그 결단의 끝에서 무엇을 시작할지 고민하며 시대를 교체하고자하는 청년들의 열망을 모으겠다"고 했다.
장경태/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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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상 환영과 기대를 드러내고 있지만, 일각에선 이같은 용퇴 바람이 이 후보 지지율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자칫 보여주기식 인적 쇄신으로 그칠 경우 진정성이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오히려 보다 소신있게 진보적 가치와 관련된 이슈들을 선점해 나가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내 전략통으로 불리는 한 의원은 "누가 불출마 선언을 하고 누가 물러난다 해서 국민이 민주당과 이 후보를 더 좋게 봐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이 민주당에 바랐던 것은 진보적 가치를 실현시켜주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지금 당내에서 그런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후보가 제시한 기본소득이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차별금지법 같은 이슈들을 당내에서 아무런 뒷받침을 못해주고 있다"며 "자신들의 거취 문제를 운운하며 존재감을 드러낼게 아니라 정책적으로 후보를 뒷받침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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