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美, 러 우크라 침공 땐 군사개입보다 경제戰 예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문답으로 본 우크라 사태

동맹국과 대러 수출통제 대응

EU “전례없는 제재 준비” 경고

러, 우크라 점령 땐 패권국 위협

中의 대만 침공 계기 가능성도

푸틴, 나토 영향력 확산 불만

우크라 민주적 번영에 우려도

세계일보

23일(현지시간)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대치 중인 동부 도네츠크주 호를리우카(고를롭카) 전선의 참호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망원경으로 반군 동태를 살피고 있다. 호를리우카=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러시아와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와 주변 지역에 군사력 배치를 늘리는 가운데, 23일(현지시간) 러시아에 이어 미국도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 직원 가족들 철수에 나섰다. 외신 보도를 종합해 최근 우크라이나 정세 관련 주요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왜 우크라이나를 위협하나.

“푸틴 대통령 속내는 알 수 없다. 다만 그의 옛 소련 시절에 대한 향수,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책 노선과 연결 짓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크라이나 독립은 러시아에 뼈아픈 손실로 꼽힌다. 우크라이나는 소련권 15개국 중 러시아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데다 밀 등 주요 곡물 수출국이다. 또 러시아와 국경 약 1931㎞를 접하고 있으며, 러시아어가 널리 사용되는 등 러시아와 사회·문화적 유대관계도 깊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하나의 국가(one nation)’로 칭한 바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며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보는 중국 입장과 유사하다.

일각에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민주적 번영을 두려워한다고 설명한다. 그런 상황이 러시아인들에게 푸틴의 독재 정치에 대한 대안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요구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며 나토군의 동유럽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동유럽 국가들이 1997년 나토에 가입하기 전 경계선으로 돌아가는 것, 즉 나토군 전투부대가 폴란드와 발트삼국에서 철수하고 폴란드와 루마니아 같은 나라들에 나토 미사일이 배치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이 같은 요구 사항을 나토 30개 회원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이 불안해 하는 이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해 성공할 경우 동유럽 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또 중국의 대만 침공 등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의 안보 우려가 고조될 수 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발발 가능성은.

“러시아는 공격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 21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이 입장을 재차 밝혔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말 ‘서방의 공격적 노선이 지속될 경우 군사·기술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러시아인들이 전쟁할 준비가 안 돼 있다며 전쟁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몇몇 분석가들은 전쟁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인내심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가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개막하는 다음 달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침공을 감행할 경우 다음 달 하순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세계일보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사진에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보로네시 포고노보 훈련장에 러시아군 차량이 집결해 있다. 보로네시=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등 서방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나토 회원국들은 잇따라 전투기 등 동유럽 군사력 증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방국가들은 또 군사적으로 열세인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을 지원하거나 러시아 제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23일 우크라이나에 80t이 넘는 두 번째 무기 공급에 나섰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민간 항공우주와 양자컴퓨터, 인공지능(AI) 등 러시아 전략산업에 타격을 가할 수출통제에 나설 방침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백악관이 검토 중인 대러 수출통제 방안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중국 견제용으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가했던 제재와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망을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도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보다 더 가혹한 경제 제재를 예고했다. 예페 코포드 덴마크 외무장관은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다시 침공한다면 우리(EU)는 포괄적이고 전례 없는 제재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어떤 부문이 제재 대상이 될진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를 국제금융정보통신망(SWIFT)에서 배제하고, 독일과의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 2 개통을 막는 방안도 거론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서방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전투 병력을 파견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