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각국 대사 등에게 보낸 설날 선물 세트 상자에 독도 그림이 그려져 있다./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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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설 선물에 독도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이유로 주한 일본 대사관이 선물 수령을 거부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대사에게 보낸 설 선물이 지난 21일 반송됐다고 보도했다. 국가원수가 보낸 선물을 외국 공관에서 돌려보내는 일은 국제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일본 대사관은 선물을 반송하면서 한국 정부에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 상자 겉면에 섬을 배경으로 일출 장면이 그려져 있는데 일본 대사관은 이 섬이 독도를 연상시킨다고 주장한 것이다. 선물 상자엔 전통주와 밤 등이 담겨 있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 측의 선물 반송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 영토”라며 “그 이상 말할 내용이 없다”고 했다.
대통령 명절 선물 상자는 과거 정권에선 간단한 전통 문양으로 제작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십장생이나 일월오봉도 등 다양한 전통 소재가 활용됐다. 올해는 코로나 극복 원년으로 삼겠다는 취지로 독도와 일출 장면을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타국 국가원수가 보낸 선물 수령을 거부한 일본의 태도가 지나치게 감정적이지만, 외교 잡음이 뻔히 예상되는 선물 디자인을 고른 청와대의 처사도 사려 깊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3일 부산 다대포를 찾아 “왜놈을 무찌르는데 전라도 경상도가 어디 있단 말이오”라는 정운(1543~1592) 장군의 발언을 언급했다. 송 대표는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사였던 충무공의 참모들이 ‘왜 부산까지 가서 싸우냐’고 반대했는데 정 장군이 이런 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정 장군은 전남 영암 출신이다. 전라도 사람이 부산에 와서 왜놈들과 싸우다 죽은 것”이라고 했다.
대선을 앞두고 지역을 떠나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호소로 해석됐다. 그러나 집권 여당 대표가 과거 일본에 대한 멸칭(蔑稱)을 사용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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