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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HI★초점] 스타와 인플루언서 사이... 따라오는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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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인플루언서와 연예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시대다. (왼쪽) 인플루언서 송지아와 유튜버 하늘. 송지아 하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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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와 연예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시대다. 과거에는 유명 유튜버, 인플루언서라 할지언정 이미지나 활동 영역 전반에 있어 스타들과의 경계가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유명 인플루언서의 몸값부터 영향력, 활동 영역까지 어느 하나 연예인과 크게 다를바 없는 시대가 됐다.

오히려 톱스타급 연예인을 제외하곤 잘나가는 인플루언서가 더 큰 파급력을 자랑할 정도다. 적게는 수십만, 많게는 수백만 팔로워를 자랑하는 유명 인플루언서들은 스타처럼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물론, 자신의 화제성을 활용해 각종 광고 및 화보, 방송 등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인플루언서, 왜 각광 받을까


광고계는 소속사와의 계약 문제나 활동을 위한 이미지 관리, 작품이나 앨범 일정에 따른 활동기의 제약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연예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비슷한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하는 중이다. 명품 브랜드의 협찬 광고는 연예인의 전유물이었던 것도 옛말이 된지 오래다.

방송가 역시 MZ세대의 대세로 떠오른 인플루언서들을 환영했다. 앞서 일부 케이블 방송이나 뷰티, 푸드 등 특정 콘셉트의 예능에서 인플루언서들을 주로 섭외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메인급 예능에서도 유명 인플루언서 모시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일례로 최근 넷플릭스 '솔로지옥'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은 인플루언서 송지아(프리지아)는 JTBC '아는 형님'의 러브콜을 받고 녹화를 마친 상태다. 가품 착용 논란에도 방송사 측은 예정대로 촬영분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연예인 못지 않게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인플루언서들 역시 속속 소속사를 찾아가고 있다. 인플루언서 전문 소속사가 아닌 연예인들이 소속된 엔터사에 둥지를 틀고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 인상적인 변화다. 구독자 739만 명을 거느린 인기 유튜버 쏘영은 최근 이영자의 소속사 스카이이앤엠과 전속계약을 체결했고, 댄서이자 멀티테이너로 활동 중인 노제는 일찌감치 스타팅하우스와 함께 해오고 있다. 아이키 역시 댄서 겸 인플루언서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에스팀과 손을 잡고 활동에 날개를 달았다.

인플루언서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이를 향한 MZ세대의 환상 역시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예인보다 인플루언서를 희망하는 어린 세대가 더욱 많아지는 추세라고 평가할 정도다.

연예인은 일반적으로 오랜 연습생 기간을 거쳐야 하며 이후에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반면 인플루언서는 비교적 단기간 내에 연예인 못지 않은 수익과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온 탓이다.

인플루언서로 성공할 경우 연예인처럼 방송까지 활동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인플루언서에 대한 니즈가 커진 이유 중 하나다. 소속사 오디션에 합격하는 등 시작 관문이 높은 연예인과 달리 스스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며 손쉽게 인플루언서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점도 도전을 키우고 있다.

높아진 영향력, 책임감도 커진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입지가 나날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에 따라 인플루언서에게 요구되는 자질 역시 점차 엄격해지고 있다. '공인'이라는 이름으로 연예인들에게 제시되는 도덕적 잣대는 인플루언서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과거 각종 논란이 불거지더라도 유튜버, 인플루언서는 스타에 비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던 반면, 영향력이 높아짐에 따라 이들을 둘러싼 논란의 세기 역시 몰라보게 커졌다. 보다 큰 수익과 인기를 누리게 된 대신, 책임 역시 연예인 못지 않게 무거워진 것이다.

이제 인플루언서 역시 일련의 논란이 불거진 뒤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는 것은 물론 자숙 기간을 갖고 대중의 용서를 받으며 이미지를 회복해야 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해 기업 내 갑질 및 과거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이며 공개 사과를 했던 유튜버 하늘이 그 예다. 하늘은 이후 활동을 재개했지만 이전처럼 이미지를 회복하지 못했고, 연예인 못지 않은 악플에 시달리며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공식적으로 데뷔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인플루언서는 비연예인과 연예인 사이 어딘가에 서 있는 존재다. 그러나 더이상 비연예인으로 구분짓기에 이들의 영향력은 너무 커졌다. 스타와의 벽을 허물고 대중의 앞에 선 이들을 향한 객관적인 시선의 정립이 필요할 때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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