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수입은 군부의 대표적 ‘돈줄’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의 로고. 토탈은 21일 미얀마 가스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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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미국의 거대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이하 토탈)와 셰브런이 지난해 쿠데타 이후 1년 가까이 군부 정권이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토탈은 21일(현지시각) 성명을 발표해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 인권과 법치 측면에서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며 “어떤 재정적 보상 없이 미얀마 야다나 가스전 사업과 미얀마 가스 수송 사업 엠지시티(MGCT)의 운영업체이자 주주에서 모두 철수하는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탈은 1990년대부터 미얀마 서부 해상에 있는 야다나 가스전 개발 사업 등을 진행하며,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국영 미얀마석유가스회사(MOGE)에 수익금을 지불해왔다. 미얀마 외화 수입 절반 정도가 천연가스 관련 수입에서 나오며,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석유가스회사가 해상 가스전과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으로 2021∼2022년 15억 달러(약 1조7천890억원) 가량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미국 셰브론도 이날 미얀마 인권 침해 상황을 비판하며 미얀마 내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셰브론은 토탈이 운영하는 야다나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타이까지 가스관으로 전달하는 엠지시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 지분은 토탈이 31%, 셰브런이 28%, 타이 국영 석유기업 피티티이피(PTTEP) 25%, 미얀마석유가스회사가 15%씩 나눠 갖고 있다.
토탈과 셰브론의 사업 철수는 인권 단체 등의 계속된 비판 때문으로 보인다. 토탈의 경우 미얀마 사업의 비중이 크지 않다. 토탈 대변인은 “재정적 고려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난해 미얀마에서 1억500만달러(약 1천252억원)를 벌었는데 이는 회사 전체 수입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토탈은 6개월 안에 미얀마에서 떠난다고 구체적인 철수 시한도 제시했다. 셰브론은 구체적인 기간을 밝히지는 않았다. 에이피는 야다나 가스전이 몇 년 안으로 고갈될 것으로 예상돼 사업 종료가 가까운 상황이었다고도 전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 집계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경에 살해된 이들은 지금까지 1400명이 넘고 체포된 이는 8700명 이상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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