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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엔하이픈·투바투 세계관, 얼마나 녹여냈나…하이브웹툰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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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범 사냥꾼 'BTS', 뱀파이어 '엔하이픈', 마법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각각 내면투쟁·경계·판타지
뉴시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BTS)의 '세븐 페이츠 : 착호'. 2022.01.18. (사진=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범 사냥꾼 '방탄소년단'(BTS), 뱀파이어 '엔하이픈'(ENHYPEN), 마법 아이돌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

이들 3·4세대 인기 K팝 아이돌 그룹을 보유한 하이브(HYBE)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베일을 벗었다.

하이브 내 창작진들이 방탄소년단·엔하이픈·투모로우바이투게더 각 멤버들로부터 받은 영감을 풀어낸 웹툰·웹소설이다. 아티스트의 지식재삭권(IP)이 음악을 너머 웹툰·웹소설에 안착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끈다.

각 팬덤 사이에선 음악으로 빚어낸 이들 세계관의 정수가 웹툰·웹소설에서도 담길 지가 관심사다.

지난 15일 공개된 방탄소년단의 웹툰 '세븐 페이츠 : 착호'는 근미래의 도시가 배경. 어번 판타지 장르로, 조선시대 '범' 잡는 부대로 알려진 '착호갑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범과 지독하게 얽힌 운명을 지닌 일곱 명이 범 사냥꾼 팀 '착호'를 결성해 혼돈한 세계를 헤쳐 나가는 모습을 그린다.

사실 착호갑사는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드문 소재는 아니다. 현대 사회에 출몰하는 괴생명체를 잡는 비밀조직 '착괴갑사' 요원들의 활약을 그린 웹무비 '특근'(2016)이 착호갑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에서 화려한 무술 기량을 뽐낸 영신 캐릭터의 직업도 '착호갑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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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7FATES_CHAKHO'. 2022.01.12. (사진=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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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페이츠 : 착호'는 착호갑사를 소년들의 성장담을 꿰는 구슬로 이용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세븐 페이츠'는 '운명'으로 묶인 7명의 소년이 함께 시련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시리즈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인 '착호'는 인간과 범 사이에 태어난 '반인반범'인 제하(정국)를 중심으로, 도건(RM)·환(진)·세인(슈가)·호수(제이홉)·하루(지민)·주안(뷔)이 뭉쳐 부패한 도시로 들어오는 범을 막는 이야기다. 범을 세상의 위협 등으로 해석하면 각종 세상의 풍파 등에도 굴하지 않은 방탄소년단의 데뷔 초 성장 서사와 일면 통하는 바가 있다.

현재 2화까지 공개됐는데 제하의 내면 투쟁을 그리는데 주력했다. 방탄소년단이 '윙스' 시리즈 등을 통해 해온 이야기와 맞물린다.

더 눈길을 끄는 지점은 한국의 전통 신화와 설화를 차용했다는 것이다. 제하의 탄생은 곰과 호랑이의 만남, 즉 단군신화를 떠올리게 한다. 전래전통놀이인 '대문놀이' 등도 웹툰에선 차용한다.

16일 선보인 엔하이픈의 웹툰 '다크 문(DARK MOON): 달의 제단' 역시 이 팀이 고민하고 있는 경계의 세계관과 맞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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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엔하이픈'의 '다크 문(DARK MOON): 달의 제단'. 2022.01.18. (사진=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기억이 봉인된 일곱 명의 뱀파이어 소년들 앞에 특별한 소녀 '수하'가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고대 마법 왕국부터 현대의 사립학교까지 다양한 배경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판타지다.

웹툰 속에서 엔하이픈 멤버들을 모티브로 한 주인공들은 뱀파이어다. 자신들이 원래 속한 곳과 다른 차원인 현실에서 자신들의 실체를 숨기고 있다. 이 부분은 엔하이픈이 정규 1집 '디멘션 : 딜레마(DIMENSION : DILEMMA)', 정규 1집 리패키지 '디멘션 : 앤서(DIMENSION : ANSWER)' 등 최근 발매한 앨범을 통해 화두로 삼고 있는 내용과 접점을 이룬다.

그런데 웹툰 '다크 문 : 달의 제단'은 마냥 어둡지 않다. '뱀파이어'일지도 모르는 수하가 평범함에 대해 고민하며 상처를 앓는 장면은 스웨덴 영화 '렛미인'(2008)의 서정성을 풍긴다. 하지만 수하가 전학을 간 드셀리스 아카데미에서 생활은, 상류층 학교의 꽃미남들과 평범한 여고생의 이야기인 만화 '꽃보다 남자'의 시끌벅적함을 떠올리게 한다.

엔하이픈 멤버들이 '디멘션 : 딜레마'의 타이틀곡 '태임드-대시드(Tamed-Dashed)'에서 보여준 하이틴 매력도 녹아있다. 또 엔하이픈 팬덤 '엔진' 사이에선 드셀리스 아카데미의 로고가 뮤직비디오와 무대 의상 등에서 보던 것이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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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엔하이픈 '다크 문(DARK MOON)_달의 제단'. 2022.01.12. (사진=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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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공개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별을 쫓는 소년들'의 분위기는 이 팀의 세계관을 그대로 옮긴 듯하다. 마법과 현실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다섯 마법 아이돌 소년들이 자신들이 가진 마법 능력을 깨닫게 된 후, 세상의 마지막과 둘러싼 비밀에 맞서 싸워나가는 판타지 장르다.

데뷔 초반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몽환적인 신스팝 장르를 내세워 현실에서 약간은 벗어난, 동화적 판타지를 좇았다. 나와 다르면서도 닮은 친구들을 만난 소년들이 함께하며 벌어지는 마법 같은 순간들을 노래했다. 첫 정규 앨범 '꿈의 장: 매직(MAGIC)'의 타이틀곡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애선 나와 친구들에게만 허락된 우리만의 특별한 마법의 공간으로 도망가자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웹툰 '별을 쫓는 소년들'에서 아이돌들은 화려한 마법을 사용할수록 큰 인기를 누린다. 하지만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모티브로 삼은 웹툰 속 아이돌 '스타원'은 마법이 없다. 어느날 스타원의 리더 솔이 마법 능력을 각성하면서 이야기는 다른 방향을 전개된다. 최근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록 기반의 저항적인 곡들을 선보이는데, 향후 이런 점도 반영될 지 관심이다.

이처럼 톺아보면 빅히트뮤직·빌리프랩 등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아티스트들의 세계관이 이번 웹툰에 녹아 있다. 웹소설은 웹툰과 같은 내용을 문장으로 더 세밀하게 묘사한 것이다.

그런데 방탄소년단 국내 팬덤 '아미' 사이에선 이번 웹툰에 대해 볼멘소리도 나온다. 방탄소년단을 음악이 아닌 웹툰에, 그것도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네이버웹툰의 '세븐 페이츠 : 착호' 1화 평점은 10점 만점에 7.62점이다. 네이버웹툰의 다른 웹툰의 평점이 대부분 9점 이상이라는 걸 감안할 때 비교적 낮은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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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의 웹툰 '별을 쫓는 소년들'. 2022.01.18. (사진=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17일 기준 해외 팬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이번 하이브의 세 웹툰은 10개 언어로 동시에 공개됐다. 특히 네이버웹툰의 영문 서비스 플랫폼 '웹툰(WEBTOON)'에서 '세븐페이츠 : 착호'는 10점 만점에 9.9점을 기록 중이다.

스페인어 서비스에서는 9.96점, 프랑스어와 태국어 서비스에서는 각각 9.81점과 9.94점을 기록했다. 다른 두 편의 웹툰도 국내보다 해외 평점이 높다. '다크 문: 달의 제단'(국내 1화 평점 8.97점)은 영어와 스페인어 서비스에서 각각 평점 9.89와 9.91점을 기록하고 있다. '별을 쫓는 소년들'(국내 1화 평점 7.39)은 영어, 스페인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에서 각각 평점 9.9점을 상회하고 있다.

국내 팬들은 팀 결성부터 이들이 쌓아온 세계관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반면, 해외 팬들은 스타성에 더 의존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방탄소년단의 예만 봐도 알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세계관을 현실에 도입한 팀이다.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등 앨범을 낼 때마다 연작 형식으로 현실과 맞물린 스토리텔링을 형성한 뒤 한 세계관을 만들고 팬들을 끌어들였다. 이런 공감대가 팬덤 구축에 힘을 실었다.

특히 '화양연화(花樣年華)'로 대변되는 '청춘 2부작'은 '방탄소년단 유니버스'(BU)를 파생시켰다. 2019년에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웹툰 '화양연화 Pt.0 세이브 미(SAVE ME)'가 공개됐는데, 멤버들의 청춘시절 고민에 대한 은유로 주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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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별을 쫓는 소년들'. 2022.01.12. (사진=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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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이번에 공개한 세 웹툰을 당분간 매주 업데이트한다. 하이브뿐만 아니라 다른 대형 K팝 기획사들도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 따르면 2020년 웹툰 매출액은 1조원을 돌파했고, 같은 해 웹소설 시장 규모는 6000억원대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방탄소년단처럼 한류그룹을 주인공으로 삼을 경우, 파생 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엑소, NCT, 에스파 등의 한류 K팝 그룹을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의 혼합 영상 콘텐츠 장르 '카우만(CAWMAN)'처럼 기획사별로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콘텐츠도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카우만은 카툰(Cartoon)의 C, 애니메이션(Animation)의 A, 웹툰(Web-toon)의 W, 모션 그래픽(Motion graphic)의 M, 아바타(Avatar)의 A, 노블(Novel)의 N을 조합한 단어다.

하이브 역시 웹툰·웹소설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초록백미디어와 공동제작한 방탄소년단 IP 기반의 드라마 '유스'가 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실제 성장과는 별개의 서사를 지닌 이야기 구조다. 일곱 소년들의 학창 시절과 성장 과정을 그렸다. 조만간 채널을 확정해 올해 안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IP라는 용어만 없었을 뿐이지 1세대 아이돌 시절부터 인기 있는 그룹을 활용한 콘텐츠의 다양화 시도는 계속돼 왔다. '젝스키스' 멤버들이 출연한 청춘영화 '세븐틴'(1998), 'H.O.T' 멤버들이 지구연방 축구대표팀으로 출연한 '평화의 시대'(2000),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출연한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2007) 등이 예다. 하지만 그룹의 인기와 별개로 이들 영화들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처음부터 다양한 세계관 변형이 가능한 메타버스 걸그룹을 표방하고 데뷔한 '에스파'는 SM의 영리한 전략이다.

방탄소년단처럼 현실 서사가 분명하고 각자 아우라가 강한 아티스트의 IP가 기반인 콘텐츠들이 팬들 사이에서 얼마만큼의 공감대를 형성해내는지가, 최근 장르변주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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