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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 벨라루스로 병력 이동…“합동 군사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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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영국·캐나다,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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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군 수뇌부와 회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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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합동 군사 훈련을 위해 우크라이나 북쪽의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로 병력을 이동시키면서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를 둘러싼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벨라루스 국영통신 벨타는 17일(현지시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다음달로 예정된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합동 군사훈련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12월 러시아 대통령과 벨라루스 서쪽과 남쪽 국경에서 군사훈련을 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서쪽과 남쪽의 군사력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말했다. 벨라루스 서쪽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국인 폴란드 및 리투아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남쪽은 나토 가입을 원하는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이다.

정확한 훈련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알렉산더 볼포비치 벨라루스 안보위원회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달 훈련에 참가할 러시아 병력이 벨라루스에 이미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지리적으로 러시아와 유럽 국가들 사이의 완충 지대에 해당한다.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전선이 우크라이나 북부로 확장되면서 우크라이나의 전력이 분산될 수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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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의 합동 군사훈련은 러시아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국경에 병력 10만명을 배치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주 서방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세 차례 연쇄 회담을 열었으나 소득 없이 끝났다. 러시아는 서방 측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와 1997년 이전 수준으로의 나토 군사력 축소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서방 측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자국 요원들에게 우크라이나 군복을 입혀 러시아 군대를 공격하는 ‘위장 작전’으로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에서 인력을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수도 키예프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머물던 외교관과 가족 18명이 모스크바로 돌아간데 이어 키예프와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에 위치한 러시아 영사관에서도 약 30명이 철수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철수에 대한 해석은 러시아의 다음 수를 예측하는 단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곧 닥칠 충돌의 준비일 수도 있고, 아니면 서방 국가들을 압박하려는 속임수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에 맞서 서방 국가들도 움직이고 있다.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에 경량 대전차 방어 무기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초도 물량은 우크라이나에 들어갔고 소규모 병력이 짧은 기간 무기 훈련을 지원할 예정이다. 월리스 장관은 영국이 공급한 무기의 숫자나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위용”이라면서 “단거리용이지만 러시아 탱크가 침공할 때 방어 시스템의 일부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도 소규모 특수부대를 우크라이나에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매체 글로벌뉴스는 이날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억지하는 나토 동맹군의 일부로 캐나다 부대가 파견됐으며 이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캐나다 외교관의 탈출을 돕는 임무도 맡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는 2014년 이후 6개월마다 병력 200명을 교대로 보내 우크라이나 보안군을 훈련시켜왔다.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아날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침공할 경우) 러시아는 막대한 경제적, 전략적,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도 “외교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배어복 장관은 18일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노르망디’ 형식 회담을 통한 위기 해결이 가능한지 여부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독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4개국은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내전이 발생하자 그해 6월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이듬해 정전협정인 ‘민스크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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