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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JTBC·YTN 뉴스진행자, 이재명 캠프 직행···권언유착 비판엔 “고민 깊었지만 팩트 중심으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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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선대위 미디어센터 센터장·부센터장 맡아
이정헌 “이 후보 진정성 전달하는데 역할”


경향신문

이정헌 앵커(왼쪽), 안귀령 앵커. JTBC, YTN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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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18일 JTBC·YTN 뉴스 진행자들을 영입했다. 언론인으로서 퇴직 후 불과 열흘여 만에 대선 후보 캠프로 직행, 권언유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해당 진행자들은 “고민이 깊었지만 팩트 중심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국가인재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이정헌 JTBC <아침&> 앵커와 안귀령 YTN <뉴스가 있는 저녁> 앵커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선대위 공보단 대변인으로 합류했다. 이 앵커는 선대위 미디어센터 센터장으로, 안 앵커는 부센터장으로 활동한다.

이 앵커는 “언론인으로서 정제되고 품격 있는 말과 글로 시청자와 독자의 신뢰를 얻었던 것처럼 이재명 후보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안 앵커는 “비정규직 앵커 출신 30대 청년으로서 청년 문제 해결과 비정규직 처우 개선, 방송 개혁 등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이 앵커는 JTBC 사회1부 차장과 중앙일보 국제부 차장, 도쿄특파원을 지냈다. 지난 7일까지 4년6개월 동안 JTBC 앵커로 활동했다. 안 앵커도 7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YTN을 퇴사했다.

이들의 영입 소식이 전해지자 언론계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과 JTBC 기자협회는 <‘정치인 이정헌’, 부끄러운 이름에 유감을 표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지난주 낸 사표는 아직 잉크조차 마르지 않았다”며 “불과 열하루 전까지 누구보다 공정하고 치우침이 없어야 할 앵커의 자리에서 아침뉴스를 진행했고 사표가 수리되자마자 곧바로 ‘언론인’에서 ‘정치인’으로 탈을 바꿔 쓰고 특정 후보 캠프로 직행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언론인으로서의 양심과 윤리를 내버리고 권력을 쫓는 모습에서 이미 그 신뢰는 무너졌다”며 “구성원들이 피와 땀으로 일궈온 신뢰의 이름을 정치권 입문을 도와줄 ‘티켓’처럼 여기는 모습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해야 한다는 방송의 사회적 책무를 하루 아침에 저버린 것이고 공정방송을 위해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동료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민주당은 언론이 자신들만 탓한다며 입만 열면 ‘기울어진 운동장’ 운운하더니 뒤에선 뉴스를 진행하던 앵커를 접촉해 캠프에 합류시킨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정치 행위인지 자문해보라”고 비판했다.

해당 앵커들은 이 같은 비판과 관련해 “우려하는 점을 알고 있고 고민을 거듭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 앵커는 “30년 가까이 방송을 하면서 팩트를 왜곡하거나 한 쪽에 치우치는 가치를 갖고 기사를 쓰거나 방송을 한 적은 없다”며 “결코 그런 우려가 사실은 지나친 기우였음을 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앵커는 앵커 당시 국민의힘으로부터 편파적 진행이라는 지적을 받은 것과 관련해 “단 한 번도 뉴스 준비 진행하면서 개인적 목적을 가진 적 없었다”며 “대부분의 뉴스가 그러하듯 저희도 회의 과정을 거쳤다. 제 개인적인 성향이 있더라도 그게 뉴스에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안 앵커가 진행하는 앵커리포트의 80%가 범보수 진영을 비판하는 내용”이라며 “안 앵커가 국민의힘을 대놓고 헐뜯는 ‘인파이터’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당시 민경욱 전 KBS 앵커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직행한 것을 비판한 것과 비교하면 내로남불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민주당 측은 “박근혜 정부 당시 (민주당이) 어떤 논조로 비판했는지 인지를 못해 비교는 적절치 않은 듯하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과 이 후보는 언론인 활동 개념은 사회적 공기와 같은 것이라고 인식한다. 언론은 정부 또는 입법부, 선대위가 하는 공공 영역과 같은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언론인이 행정부에 입성해서 함께 일할 수 있는 훈련과 자질을 갖춘 분이라 보기 때문에 역대 정부나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함께 국정운영을 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언론인들을 인재로서 소중히 모셔서 이 후보와 선대위가 추구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삶의 질의 개선과 변화를 함께할 수 있다면 당연히 모실 수 있는 인재라고 생각한다”며 “언론에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이분들을 모신 거 아니냐는 건 우려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속해 있던 언론사와 대선 보도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독립성 침해는 현직 언론 보도를 탄압하고 압박할 때 발생한다”며 “이분들은 언론 활동을 정리하고 오신 분이라 기존 언론에 대한 독립성을 침해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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