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시신 절단·1.5m 구덩이 생겨"…'안전 지대' 선포 촉구도
투하된 폭탄으로 인해 파괴된 건물 옆으로 구덩이가 생긴 모습.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부와 반군부 세력간 충돌을 피해 도망친 주민들이 거주하는 시설에까지 미얀마군이 폭탄을 떨어뜨리면서 민간인 피해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지난 17일 동북부 카야주 프루소 구의 피란민 캠프에 미얀마군의 폭탄이 떨어졌다.
한 주민은 최소 두 대의 무장 헬기가 새벽에 폭탄 4발을 캠프에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이 캠프에는 지난해 성탄절 전날 최소 35구의 불탄 시신이 발견돼 전 세계에 충격을 줬던 모소 마을을 비롯해 인근 마을에서 도망친 주민 600명 가량이 머물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폭탄이 터지면서 7세와 18세 자매, 50대 남성 등 주민 3명이 숨졌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이 매체는 언니의 경우, 시신이 절단됐다고 전해 폭격의 충격이 상당했음을 시사했다.
미얀마 나우는 희생된 자매가 둘 다 10대였다고 보도했다.
또 폭탄이 터진 곳에 깊이 1.5m가량의 구덩이가 생겼다고 전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미얀마 나우에 "카야주에는 더는 안전한 곳은 없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앞서 하루 전인 16일에도 데모소구 내의 다른 피란민 캠프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 3명이 미얀마군이 투하한 폭탄에 목숨을 잃었다고 매체가 주민 무장단체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미얀마군은 이달 들어 카야주 주도인 로이꼬 등지에서 주민 무장조직인 카레니민족방위군(KNDF) 소탕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
미얀마군이 숨진 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헬리콥터를 이용한 공습은 물론 포 공격도 하고 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미얀마군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인구 약 30만명 정도인 카야주는 주민의 절반가량이 피란을 떠난 상태라고 덧붙였다.
군정도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시민방위군(PDF)들이 로이꼬 내에 은신해 있기 때문에 항공기와 포를 이용해 '테러리스트'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군정은 미얀마 문민정부가 세운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나 PDF를 테러 조직이라고 부르고 있다.
민간인들에 대한 공습이 이어지면서 카야주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레니국가진보당(KNPP)은 "국제사회는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더는 내전이라고 간주해서는 안된다"며 "서둘러 개입해 이 지역을 '안전지대'로 선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고, 이후 반군부 투쟁을 유혈 탄압해 지금까지 1천46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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