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줄 것처럼 접근해 50여 차례 통화… 정치적 이용 의도 너무 분명”
진중권 전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연합뉴스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법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 기자간 통화 녹취 방송을 법원이 일부 허용한 것에 대해 “MBC가 공정한 언론사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그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녹음테이프도 같이 틀어야한다”고 말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 전 교수는 전날(14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대통령 후보자가 가족한테 욕을 한 것도 공익적 관점에서 판단할 수 있다. 그것도 전 국민이 대통령이 될 사람이 어떤 생각과 인성을 갖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법원의 판단을 따라야 한다”면서도 “취재 경위가 굉장히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취재를 했던 사람이 김씨를 옹호하는 기사를 썼는데, 그 다음에 ‘열린공감TV’ 측에 전화로 ‘김씨를 낚기 위해서 미끼를 던진 거니까 이해해 달라’고 말을 했다”며 “속이고 도와줄 것처럼 접근해서 사적인 신뢰 관계를 맺고, 오십 몇 차례에 걸친 통화를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씨는 자기를 도와줄 거라고 믿고 얘기한 것이고, 사적인 통화를 한 건데,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가 너무 분명하다”며 “취재 윤리에 위배되고, 인간적 도리도 아니다. 비열하고 저열한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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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법은 전날 김씨가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김씨 관련 수사나 사생활, 언론사에 대한 불만 등을 제외한 다른 부분의 방송은 허용했다.
MBC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오는 16일 오후 김씨가 지난해 서울의소리 기자 이모씨와 통화한 총 7시간 45분 분량의 녹음 파일을 방송할 예정이다.
진 전 교수는 김씨 녹취록 방송 예정인 MBC를 향해 “공영방송인 MBC에서는 이걸 받으면 안 되는데 받아버렸다”며 “이분들이 자꾸 이런 짓을 하다가 사실은 국민들한테 신뢰를 잃었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짓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화가 난다. 꼭 이렇게 해야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진보진영이라는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타락했느냐”며 “굳이 이렇게 해야만 이길 수 있는 후보라면 정말 그게 제대로 된 후보냐”고 이재명 후보를 우회 지적했다.
아울러 김씨를 향해 “나서서 ‘알겠다. 제가 (영부인) 불출마 하겠다’고 선언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 후보가 자력으로 못 올라가니 네거티브로 끌어내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질 낮은, 수준 낮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에 굉장히 문제의식을 느낀다. 만약 양쪽에서 이게 일상화된다면 한국 정치 문화가 어떻게 되겠는가”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 결정과 상관없이 우리가 이런 것들을 한국 정치문화에 용인해야 되나”라며 “이건 있어서도 안 되고, 양쪽에서 계속 이런 식으로 하게 된다면 우리는 이제 사적 통화도 자유롭게 못 한다”고 덧붙였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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