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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서귀포] 김대식 기자 =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 2명이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K리그1 우승을 위해 뭉쳤다.
제주는 2022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에 도전을 외치더니 전북에서 'K리그 캉테' 최영준을, 울산에서는 '아시아 MVP' 윤빛가람을 데려왔다.
두 선수가 다시 뭉친 건 2011년 경남FC 시절 이후로 처음이다. 최영준은 과거 인터뷰에서 신입 선수 시절 윤빛가람을 처음 보고 벽을 느꼈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다. 벌써 10년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최영준에게 윤빛가람은 벽 같은 존재였다.
그는 "처음에 프로에 왔을 때가 가람이 형이 신인왕을 받았던 다음년도였다. 프로 선수들이 다 잘하겠지만 '이 선수는 진짜 다르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 느낌을 준 첫 선수가 가람이 형이었다"고 털어놨다.
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최영준도 많이 성장했다는 것이었다. 최영준도 이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K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인정받고 있다. 벌써부터 두 선수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와중에 최영준은 1살 선배인 윤빛가람에게 "가람이 형은 그냥 축구 천재다. 저도 어느 정도 성장을 했다. 이제 가람이 형도 수비해야 한다. 안하면 뭐라고 해야 한다"며 은은한 경고(?) 메시지까지 날렸다.
[이하는 최영준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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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북은 K리그1에서 가장 강한 팀이라고 평가받는다. 우승 가능성도 더 높고,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도 나간다. 그런데도 이적을 택한 이유가 있는가.
"지금도 '전북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1년 6개월을 임대로 다녀오고, 전북 선수로 1년 6개월 있으면서 개인적인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팬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웠다. 거기에 부상까지 당하면서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렸다. 그래서 새로운 변화를 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사실 축구 팬들이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선수를 응원해주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그런데 최영준은 팀을 떠날 때마다 팬들이 더 아쉬워하고 격려해줬다. 팬들이 최영준을 특별히 더 사랑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웃으며) 이유는 잘 모르겠다. 경남에는 오랫동안 있었고, 저를 키워주신 팀이라 항상 감사함을 갖고 있다. 어디에 가든 팀과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포항에도 임대로 갔지만 팬들이 너무 잘해주셨다. 전북 팬들은 제가 많이 못했는데도 너무 이뻐해주셨다. 그런 점이 너무 감사하고, 제대로 된 작별인사를 못해서 손편지를 써서 남기게 됐다"
Q. 그렇다면 왜 제주를 선택했는지도 알고 싶은데.
"제주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주셨기 때문이었다. 남기일 감독님이 매 이적시장마다 관심을 많이 보여주셨다. 그런 모습에 항상 감사함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 또 이렇게 연락을 주셔서 같이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 제주로 합류하게 됐다."
Q. 남기일 감독은 선수들에게 굉장히 엄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실제로 만나보니 어떤 느낌을 받았는가.
"밖에서 듣기로는 (감독님이) 조금 딱딱하다는 그런 소리를 들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까 유하게 해주셔서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조금 달랐다. 예상보다 다른 면이 보여서 놀라기도 했다. 아직 감독님이랑 길게 대화를 해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항상 챙겨주시고, 잘해보자는 느낌을 주고 계신다."
Q. 제주는 이번 시즌 전북과 울산의 양강 구도에 도전한다. 우승한 경험을 토대로 본다면 제주가 더욱 발전시켜야 할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전북와 울산은 워낙 강팀이다. 전북은 5연패를 했고, 6연패를 노릴 것이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제주가 3강 체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팀 전체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남기일 감독님 스타일 자체가 원팀을 강조하신다. 원팀이 된다고 해도 쉽지 않겠지만 정말로 하나로 뭉쳤으면 좋겠다. 제주가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매번 상위권에 머물면서 (전북과 울산에) 견주고 싶다"
Q. 제주가 우승하기 위해선 말한대로 전북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친정팀에서 가장 경계되는 선수를 한 명 뽑아달라. 이유도 알고 싶다.
"(한참 고민하더니) 전북은 한 선수를 찍기도 너무 힘들다. 그래도 송민규를 고르겠다. 제가 아직까지 민규를 적으로 만나본 적이 없다. 민규가 포항에 있을 때도 2020 도쿄 올림픽에 다녀오는 바람에 만나지를 못했다. 민규가 훈련할 때 만나보면 정말 까다롭다. 민규가 유명하지 않을 때부터 포항에 같이 있으면서 '이 친구도 다르구나'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훌쩍 성장했다. 민규가 이적하게 되니까 '형, 어디 가요' 이러면서 장난스러운 연락도 넣어줬다. 그래서 민규랑 한번 붙으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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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시 제주 이야기를 해보자. 제주가 최영준뿐만 아니라 윤빛가람까지 데려왔다. 과거 인터뷰를 찾아보니 프로에 와서 윤빛가람의 플레이를 보고 벽을 느꼈다고 말했던데, 여전히 벽을 느끼고 있는지 궁금하다.
"(가람이 형은) 저한테는 그런 존재다. 처음에 프로에 왔을 때가 가람이 형이 신인왕을 받았던 다음 년도였다. 프로 선수들이 다 잘하겠지만 '이 선수는 진짜 다르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 느낌을 준 첫 선수가 가람이 형이었다. 그때 정신을 확 차려서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열심히 뛰는 스타일로 바뀌었다.
Q. 도대체 어떤 점에서 윤빛가람이 다르다고 느꼈는가.
"퍼스트 터치가 진짜 발에 탁탁 달라붙는다고 느꼈다. 축구 천재라는 이미지가 정말 잘 맞는다. 가람이 형은 그냥 축구 천재다. 하지만 그때는 어렸을 때다. 저도 어느 정도 성장하지 않았는가.(웃음) 이제 가람이 형도 수비해야 한다. 안하면 뭐라고 해야 한다."
Q. 제주에는 윤빛가람만 있는 게 아니다. 최영준과 이창민도 있어서 K리그1 최강 중원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실제로 같이 훈련해보니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알고 싶다.
"(이)창민이도 부상 재활 중이라 아직 전술 훈련을 해보지는 않았다. 그래도 창민이랑도 1년을 같이 뛰어봤고, 가람이 형도 1년을 같이 해봤다. 두 선수가 워낙 잘하는 걸 알아서 같이 뛰게 된다면 저만 잘하면 된다. 제 역할이 두 선수를 빛나게 하는 것이라 정말 빛나게 만들어주고 싶다"
Q. 최영준도 어느덧 베테랑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선수가 됐다. 아직 은퇴를 고민할 시기는 아니지만 선수 생활 후반기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가.
"제가 K리그1 강등도 해봤고 K리그2에서 승격도 해봤다. K리그1 준우승과 우승도 이뤘다. 그래도 그냥 안 다치고 싶다. 다치면서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축구를 재밌게 하고 싶다. 지더라도 '재밌네'라는 생각을 가지고 축구를 즐기고 싶다."
사진=제주,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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