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운데)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안보 인사 영입 발표에서 박선우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오른쪽)과 부석종 전 해군 참모총장(왼쪽)을 소개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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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선제타격을 언급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12일 “화약고 안에서 불장난하는 어린이를 보는 느낌”이라며 “나라의 안위와 경제를 위해 발언 철회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쟁의 위험을 고조시키는 매우 위험한 발언”이라며 “자칫 선전포고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당 내홍을 수습하고 지지율 하락세를 멈춘 윤 후보를 안보와 한반도 국제 정세에 무지한 불안한 후보라는 취지로 비판하며 직접 공세 모드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안보인재 영입식을 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킬 체인’은 대량살상무기나 핵공격이 명백하고 임박했을 때 표적을 타격하는 군사전략을 말하는 것”이라며 “세계 어느 지도자들도 선제타격을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침락적 전쟁을 종용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선전포고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모르고 선제타격론을 꺼냈다면 무지한 것이고, 알고도 주장했다면 국민과 국가 안위를 볼모로 정략적 이익을 취했다는 무책임한 행위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위협을 계속하는 데 방지할 측면이 있냐”는 질문에 “(마하 5 이상의 미사일 발사) 조짐이 보일 때 ‘킬 체인’ 선제 타격밖에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언급한 킬체인 선제타격에 대해 “작전실에서 군사 전략전술 전문가들이 해야 할 얘기”라며 “정치인들이 함부로 일반적 상황에서 해서는 안되는 말”이라고 했다. 윤 후보의 짧은 정치경력과 안보 분야 경험 부족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우리 헌법은 조국통일을 대통령의 성실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헌법을 준수하는, 평화를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또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를 비하하는 윤 후보 발언도 있지만, 군사합의 전 연간 평균 33건이던 군사도발이 군사합의 후 수년 간 한 건밖에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5일과 11일 차례로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을 향해선 “반복되는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는 바”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한반도 긴장과 안보 불안을 조장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의심받을 수 있다”며 “과거 총풍·북풍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북측의 행위가 어느 진영에게 유리할까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총풍 사건은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 측이 북한 측에 판문점 내 총격시위를 요청했다가 무위에 그친 일이 검찰 수사로 드러난 사건이다. 북풍 사건은 이를 포함해 선거 전 북한에서 발생하는 무력 시위를 총칭하는 말이다.
이 후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정치적 개입이라는 주장의 근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북한의 의도를) 확인할 길은 없다. 그러나 객관적으로는 남측 선거국면에 영향을 주고 특정 진영에 도움되는 게 분명하다고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승민·박광연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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