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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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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멸공 이어 “북 선제타격”…정의당 “안보가 전쟁놀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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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국민이 많이 불안해 하실 것”

전문가들 “국제법상 침략행위 논란 소지”

윤 후보 안보정책 ‘이해 부족’ 지적


한겨레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진심, 변화, 책임'이란 키워드로 국가 운영 방향에 대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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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핵을 탑재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을 경우를 가정해 “선제타격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이 발언을 두고, 정치권은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쟁을 하자는 거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윤 후보는 11일 서울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연 새해 기자회견에서 한 외신 기자가 ‘북한이 미사일을 쐈고 위협이 계속되는데 방지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북한으로부터) 마하 5 이상의 미사일이 발사되면 핵을 탑재했다고 하면, 수도권에 도달해서 대량살상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이내”라며 “요격이 사실상 불가하다. 그러면 조짐이 보일 때 3축 체제의 가장 앞에 있는 킬체인(Kill-Chain)이라는 선제타격밖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지금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어 “저는 북한의 호의를 ‘평화 쇼’라고 보고 있는데”라며 “이 정부는 거기에 너무 몰입해서 유엔의 (북한에 대한) 핵 관련 제재도 선제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한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 역시도 스냅백(조건부 제재 완화)이라고 ‘먼저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후보의 대북정책을 싸잡아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안보리(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인 프랑스 대통령에게 북한의 선의를 강조하며 대북 안보리 경제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청한 기사도 봤다”며 “그사이에 북한은 미사일을 더 고도화시켜 우리 안보를 치명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현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방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고 글로벌 외교를 통해 대북 압박을 하고 북한의 핵 고도화 과정을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중단해야 한다. 현실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선 “위험천만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민이 많이 불안해하실 것”이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선 후보가) 이렇게 대놓고 군사 행동에 대한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애국심이 있다면 우리 국민들을, 7천만 민족을 전쟁으로 끌고 가는 발언은 취소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용민 최고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쟁광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망언이냐. 멸공 주장을 하더니 이제는 멸국을 하려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김창인 정의당 선거대책위 대변인도 “외교안보는 전쟁놀이가 아니다”라며 “(이 나라의) 안전과 미래를 철부지에게 맡길 순 없다”고 규탄했다.

전문가들도 윤 후보의 “안보 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을 지적했다. 진시원 부산대 교수(일반사회교육과)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주요 대선 후보가 평화 중심의 전쟁 억제에 주력하지 않고 전쟁 중심의 선제공격에 치중해 국민 안보 불안을 부추기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황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킬체인을 바탕으로 하는 선제타격론은 선제공격이나 예방적 전쟁을 금지한 유엔 헌장,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 대한민국 헌법의 평화주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런 접근법은 남북 간의 군사적 신뢰 구축이나 대화 여건 조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결국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문제를 풀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미나 권혁철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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