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용진 부회장이 촉발한 멸공 논란 대응에 엇박자
이념전 확산 우려에 이준석 “과도하게 의미 부여” 진화 나서
민주당, 윤 후보 향해 “유치한 색깔론으로 편 가르기” 비판
사전투표 교육 받는 공무원들 20대 대통령 선거를 약 두 달 앞둔 10일 경기 수원 영통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지역 선관위 공무원들이 가상 후보자 명단이 적힌 투표용지를 들고 사전투표 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촉발한 ‘멸공’ 챌린지 참여를 두고 10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음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했고, 이준석 대표는 당내 인사들의 참여 자체를 과도한 의미 부여라며 후보의 메시지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이 자칫 이념전으로 확산할 경우 중도층 외연 확대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하지만 윤 후보는 “누구나 표현의 자유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선대본부 첫 회의 직후 ‘멸공 챌린지가 당내에서도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는 질문에 “선대본부 차원의 방침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고, 밖에서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라며 “선대본부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준석 대표도 통화에서 “윤 후보가 멸공 메시지를 낸 건 아니다”라며 “이마트 방문 정도가 윤 후보의 의사 판단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담당자가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당내 일부 인사들이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해서 안 좋은 모습이 나오는 게 아닌지 싶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윤 후보의 정책 행보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이념적 어젠다로 관심받는 상황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윤 후보가 진짜 멸공주의자였다면 기자회견을 했을 것이다. 가볍게 익살스럽게 푼 것을 주변에서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인천 선대위 출범식 이후 “가까운 마트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산 것일 뿐”이라며 멸공 메시지를 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멸공 논란을 계기로 윤 후보가 이념 메시지를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평소 멸치육수를 많이 내서 먹기 때문에 멸치를 자주 사는 편이고, 아침에 콩국을 먹기 때문에 콩을 많이 산다”며 이같이 답했다. 윤 후보는 이어 “각자가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 질서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누구나 표현의 자유를 갖는 것”이라며 ‘멸공 챌린지’가 과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호 의원은 전날 SNS에 “때아닌 ‘멸공’ 해시태그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지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남북 화해와 평화 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 부회장의 소신과 표현의 자유 또한 존중한다”면서도 “그러나 좌우 막론하고 멸공을 외칠 때는 아니라고 본다. 이쯤에서 멈춰주시길”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 후보 선대위를 향해 색깔론을 앞세운 ‘일베 인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영길 대표는 선대위 세대공감위 발대식에서 “윤석열 선대위가 일베 같은 놀이를 하고 있다”며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으로 이대남과 이대녀 간 갈등을 조장하고, 멸치 논란·색깔론을 갖고 표를 가르는 모습이 참 유치하다”고 지적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선대위 회의에서 “모 유통업체 대표의 철없는 ‘멸공’ 놀이를 말려도 시원찮을 판인데 따라 하는 것도 자질을 의심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종인 체제에서 잠시 중도의 길 걷나 했더니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일베 놀이를 즐기면서 극우 보수의 품으로 돌아간 듯하다”며 “윤석열표 선대위 대전략이 고작 국민 편 가르기, 구시대적 색깔론이란 말인가”라고 몰아붙였다. 김영배 최고위원도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일베 인증 삼매경에 빠졌다. 지지율이 여의치 않자 일베에 충성맹세를 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유설희·곽희양 기자 sorry@kyunghyang.com
▶ RPG 게임으로 대선 후보를 고른다고?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