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 표심 공략 ‘맞불 행보’
스타트업 대표들 만나 “차별 여전”
일하는 여성들의 애로사항 청취
尹 공약 ‘성별 갈라치기’로 규정
연일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태도로
취약 지지층인 2030 여성에 손짓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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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0일 일하는 여성들의 고충을 경청하며 연일 젊은 여성 유권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앞세워 ‘이대남(이십대 남성)’을 겨냥한 집중 공세를 벌이는 것에 대한 ‘맞불 행보’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동작구 여성창업 지원공간 ‘스페이스살림’에서 열린 스타트업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 직장에서의 차별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아직 여전히 남아 있는 심각한 문제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완화하고 해결하면서 평등한 사회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로 갈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여성의 고용유지·안정, 일·생활 균형, 경력단절 예방 등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들로부터 일하는 여성이 현실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 후보의 이날 행보는 무주공산이자 자신의 취약 지지층인 2030여성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각종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를 보면 40∼50대에서 이 후보, 60대 이상에서 윤 후보가 각각 우위를 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20∼30대 사이에서는 후보 선호도가 뚜렷하지 않고 부동층이 여전히 두 자릿수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비중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윤 후보 측이 20∼30대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젠더 뇌관을 건드려 ‘이대남’의 호응을 끌어내 이를 바탕으로 승기를 가져가려 한다는 게 민주당과 이 후보 측의 분석이다.
이 후보 측은 윤 후보의 행보를 ‘성별 갈라치기’로 규정, 선을 그으면서 공약과 일정 등을 통해 20∼30대 여성을 향한 손짓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 후보는 최근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대녀(이십대 여성)’를 비롯한 젊은 여성 유권자들에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7일 여성 인권, 페미니즘 등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한 데 이어, 9일에는 마포구 카페에서 청년들과 만나 “페미니즘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운데)가 10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스페이스살림에서 열린 ‘일하는 여성을 위한 스타트업 대표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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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를 중계한 ‘이재명TV’ 유튜브 채팅창에는 이 후보를 비난하는 반(反)페미니즘 성향 네티즌과 이 후보 지지자들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 국면에서 나타나고 있는 ‘남녀 갈라치기’ 논란과 관련해 “또 (여성)편 들러 (간담회에) 가는 게 아니냐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며 “기회가 부족하고 경쟁이 격화되다 보니까 이런 문제들이 자꾸 심화돼서 균열로 나타나고 있는데 좀 더 근본적인 문제 해결로 접근하면 좋겠다”고 했다.
선대위 권혁기 공보단 부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입장에 대해 공식 논평을 낼 계획이 없다”며 “선거를 진흙탕으로 끌고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슈에 참전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선대위의 핵심 관계자도 “윤 후보가 2030 이대남을 중심으로 여가부 폐지 소리를 하는데, 우리 국민은 합리적이어서 그런 (남녀 편 가르기) 선거전략이 성공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윤 후보의 ‘병사 200만원 월급’ 공약에 대해 “윤 후보가 모처럼 이 후보와 모처럼 동일한 내용으로 공약을 발표했다”며 환영 논평을 내며 신경전을 이대남 표심 선점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다만 이 후보의 이 같은 행보가 실제로 득표에 도움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이대녀의 경우 이대남에 비해 최근 정치권의 젠더 논의 등에 상대적으로 즉각적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에 더해 민주당의 한 의원은 “조금씩 깨지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이 후보가 여성에 대한 벽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형수욕설’ 등이 결부돼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대장동 문제도 마찬가지지만, 이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사과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혜진·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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