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성평등 공약에 공들이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스페이스살림에서 열린 '일하는 여성을 위한 스타트업 대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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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여성·남성 나오면 머리가 요새 막 아프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 등 젠더 갈라치기 논쟁에 거리를 뒀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젠더갈등 조장에 대한 직접적 대응은 피하면서 여성 노동시장 성평등 공약을 통한 정책 승부수로 2030 여성 표심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동작구 스페이스살림에서 열린 ‘일하는 여성을 위한 스타트업 대표 간담회’에서 “(간담회) 주최가 여성들만은 아닌데 여성들을 위한 스타트업이다보니까 여성들이 많은 거 같다”며 “‘또 편들러 가는 거 아니냐’ 이런 사람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젠더 매체인 <닷페이스>와 인터뷰를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당 안팎에서 나왔던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이 후보는 “한때 어디 지역 출신이라고 해서 이유 없이 증오하고 갈등하고 정치적 이득을 획득하는 일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런 조짐이 있어서 안타깝다”며 “이럴 때일수록 상식과 합리를 되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공동체 일원으로 서로 존중하고 함꼐 살아가는 문화가 정말 중요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간담회 뒤 ‘최근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사병 월급 200만원 등 이대남(20대 남성)을 위한 직진 행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폐지한다, 반대한다를 넘어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더 개선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많이 말씀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남녀 간에도 차별적 요인이 있다면 시정해야 하고, 부당하게 차별을 강요한다면 그 자체도 시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걸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거나 자극하거나 그래선 절대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젠더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겠다는 방책보다는 ‘차별하고 상처 주면 안 된다’는 원론적인 내용만 강조한 것이다.
젠더 문제를 폭넓게 경청하되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선명한 정책 제시는 최대한 자제한다는 게 이 후보와 민주당의 방침이다. 국민의힘 젠더 갈라치기에 대한 ‘민주당의 무대응’도 이런 전략과 연결된다. 선대위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수권 능력을 보여야 하는 1위 주자가 분열적인 이슈에 천착해선 곤란하다. 그래서 워딩도 공격적인 건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며 “약자끼리 연대하고 협력해야지, 조그만 기회를 놓고 ‘누가 더 먹었니’ 하는 방향으로 가는 건 비극”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충성도 높은 지지층이었던 2030 여성들의 지지를 복원하기 위해 노동시장에서의 성평등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초등학교 3시 동시하교제 △피임·임신중절 건강보험 적용 △아빠 육아휴직 의무화를 약속했고, 노동 시장에서의 불평등을 해소할 여성노동 공약을 준비 중이다. 정춘숙 민주당 선대위 여성위원회 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여가부에서 성폭력 지원, 아이돌봄 서비스 제공 등 여러가지 일을 하는데 이름 얘기만 하고 있으니 너무 (여성정책을) 모르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젠더 폭력 관련한 문제 해결에는 노력을 많이 했는데 노동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거기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선대위에서 노동시장에서 성평등이 이뤄질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영지 송채경화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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