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상승세를 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역 순회 일정과 공약 발표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주말 2박3일로 충청 지역을 찾았고, 촉법소년 연령을 14세에서 12세로 낮추는 공약도 내놨다. 지지율이 ‘마의 15%’를 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안 후보의 존재감이 커지다보니, 야권에선 단일화 의제가 떠올랐고 여권에선 견제도 시작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9일 청주시 성안길에서 열린 ‘국민 곁으로 안철수의 talk박스 - 청주 성안길편’에서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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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는 9일 2박3일간의 충청권 마지막 일정으로 청주를 찾았다. 안 후보는 청주 성안길에서 ‘국민곁으로 안철수의 talk박스’ 행사를 하면서 “충청 지역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며 “광역경제권을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지자체가 민간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법적인 권한과 재정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게 그 핵심”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청주시지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했다. 안 후보 배우자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충북 옥천에 있는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았다. 김 교수는 “육영수 여사님은 사랑과 봉사의 상징으로 지금도 많은 국민으로부터 추앙받고 계신 분”이라며 “늘 낮은 곳을 바라보고 보살피어 실천하셨던 분이었고, 대통령에게는 국민의 쓴소리를 가감없이 전하셨던 걸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보수 지지층 공략을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지난달 19일 대구·경북(TK)을 시작으로 부산·울산·경남(PK)까지 각각 3박4일씩 방문하며 지역 순회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충청 지역 일정을 마무리했고, 다음주부터는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을 돌아볼 계획이다.
정책 공약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촉법소년 연령을 만 14세에서 만 12세로 낮추고, 청소년 범죄에 대해 ‘회복적 사법’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촉법소년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안 후보는 촉법소년 연령 제한이 법으로 정해진 것은 1958년으로 이미 63년이 지났고, 요즘 청소년들은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인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제는 청소년들의 육체적, 정신적 성장상태가 성인과 큰 차이가 없고, 범죄 수법과 잔혹성이 성인 못지않은 경우가 많아 국가 사회적으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전날에는 SNS에 자신이 집권할 경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직접 주재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대통령이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보고도 국민께 직접 드리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현 정부에서 대통령이 주재한 NSC는 몇 차례 되지 않는다.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에게 총살당하고 불태워져도 대통령이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는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국가 운영체계에 중대한 허점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최근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5%를 돌파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3.1%포인트)에서 안 후보는 15.1%를 얻었다. 이재명 후보는 37.6%, 윤석열 후보는 35.2%를 얻었다. 안 후보 지지율은 같은 기관의 지난주 조사보다 5.9%포인트 상승했다. 안 후보는 지난 7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15%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36%, 윤 후보는 26% 지지율로 조사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안 후보 존재감이 커지면서 여권에선 견제가 시작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직속 디지털대전환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대통령감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홍경희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아무리 안 후보의 리더십에 근거 없는 마타도어로 일관해도 무상 연애와 대장동 의혹 및 가족 문제로 상식 이하의 삶을 살아온 이재명 리더십에 비하겠냐”라고 맞받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를 언급하는 것은 정치 도의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이날 기자들이 단일화 의사에 대해 묻자 “저는 제가 당선되고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려고 (대선에)나왔다”며 “다른 어떤 생각도 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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