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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종합부동산세 폭탄 논란

상속주택, 다주택서 빼지만 종부세 내야…1주택 혜택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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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상속으로 부득이하게 다주택자가 된 사람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택 수에서 상속 주택을 일정 기간 빼주기로 했다. 그러나 종부세 부담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종부세 세율을 계산할 때는 1주택자로 간주하지만, 각종 공제 등 1주택자가 누리는 혜택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종부세 산정 기준이 되는 주택 수에서 상속 주택을 2~3년간 제외하면서 과세표준에는 합산하기로 했다. 주택을 상속받아도 주택 수는 1채로 그대로지만, 과표가 많아지면서 이전에는 내지 않던 종부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형제·자매 적으면 종부세 커지는 문제는 해소



예컨대 서울과 같이 조정대상지역에 공시가격 10억원짜리 주택 1채를 보유한 가구는 기본 공제액 11억원이 적용돼 종부세를 내지 않는다. 이 가구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다른 6억원짜리 주택을 100% 상속받으면 종부세 849만원을 내야 한다. 상속 주택을 주택 수에는 포함하지 않지만, 과표(세액을 계산하는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대상의 가격·수량 등)에는 포함하기 때문이다. 지분 30%만 상속받았다고 해도 341만원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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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주택 종부세 주택 수 제외 예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기재부 관계자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가 되면 1.2~6%의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데, 상속 주택을 주택 수에서 빼면 1주택자에 적용하는 0.6~3%의 세율을 적용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택 2개를 모두 과표에 합산하지만, 여기에 곱하는 세율이 낮아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행 종부세 시행령에 따르면 형제·자매와 공동으로 주택을 상속받는 경우 지분율 20% 이하, 공시가격 3억원 이하인 경우만 주택 수에서 제외했다. 혼자 단독으로 주택을 상속받으면 무조건 주택 수에 포함했다. 정부는 이번 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 기준을 폐지하기로 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며 ‘3억원 이하’ 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데다, ‘지분율 20% 이하’ 기준을 맞추려면 피상속인이 5명 이상이 돼야 하는데 형제·자매가 적으면 종부세 부담이 늘어나서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상속 다주택자에 공제 혜택은 과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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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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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1가구 1주택자가 상속 주택 때문에 각종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상속 주택이라고 해도 다주택자가 되면 1주택에 적용하는 11억원의 기본 공제가 6억원으로 감소한다. 또 ▶만 60세 이상~65세 미만에 20% ▶만 65세 이상~70세 미만 30% ▶만 70세 이상 40%의 고령자 세액공제와 보유 기간 ▶5년 이상~10년 미만 20% ▶10년 이상~15년 미만 40% ▶15년 이상 50%의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이날 부동산 세금계산서비스 ‘셀리몬’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에 공시가 15억원 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 A씨(65세·15년 보유)가 연령·보유공제 80%를 적용받았을 경우 지난해 종부세액은 36만7000원이다. 그런데 주택을 상속받을 때처럼 A씨의 다른 조건은 그대로인 채 1가구 1주택자의 지위만 잃을 경우 종부세액은 604만8000원으로 16.5배 증가한다.

만약 A씨가 조정대상지역의 공시가격 7억원짜리 주택을 상속받았다면, 이를 주택 수에서 제외하고 계산하더라도 종부세액은 1527만원으로 불어난다. 현행대로 중과세율을 적용받는 세액(3595만9000원)보다는 2000만원 이상 줄어들지만, 상속 전보다는 종부세액이 41.6배 증가한다.

그러나 상속 주택에 대해서도 1주택자의 공제 혜택을 주는 예외적인 조치를 부여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기존의 공제 제도는 순수하게 실거주를 위해 1채를 보유하던 사람에게 제한적으로 주던 특별 공제”라며 “비록 상속이라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주택자가 된 사람과 실거주 1주택자를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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