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화해했지만 이견 그대로
재보선 공천권·안철수 단일화 등
갈등 불씨 잠복 “언제 또 터질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2량짜리 꼬마열차로 혼잡도로 악명 높은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를 타고 여의도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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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6일, 보름 이상 이어온 갈등을 서둘러 봉합했지만 ‘맥락 없는 화해’에 우려의 시선이 여전하다.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 거취와 젠더 문제를 둘러싼 이견, 야권 단일화와 향후 재보선 공천 문제 등 뇌관을 제거하지 않은 지뢰가 여럿인 탓이다.
이 대표는 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윤 후보와 전격적으로 화해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했다. ‘윤핵관 문제는 정리가 됐냐’는 물음에는 “특정 인물을 계속 지목하기보다 당내 의사소통 체계가 원활하게 되느냐 부분인데 저는 권영세 의원에 대해서 무한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1일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에서 사퇴한 뒤 한 인터뷰에서 ‘울산 합의’(12월3일) 과정에서 ‘윤핵관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던 것에 관해 “다소 안일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윤핵관이라는 이유로 이철규 조직부총장 임명을 거부하며 윤 후보와 격한 말싸움을 벌였고, 결국 윤 후보가 대선 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해 임명을 강행했다.
윤핵관 문제는 오는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공천을 놓고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재보선은 서울 종로와 서초갑, 경기 안성, 대구 중·남, 충북 청주 상당 5곳에서 이뤄진다. 대선과 연계된 공천 방향을 놓고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생각이 다를 경우 거듭 ‘이철규 임명 강행’ 같은 충돌을 배제할 수 없다.
부쩍 거론 횟수가 잦아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문제도 뇌관이다. 이 대표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결사반대 태도를 밝혀 왔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거듭 하락해 단일화 압박이 강해질 경우 다시 이 대표의 ‘고집’이 분란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젠더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 역시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삼십대 여성을 배제한 남성 중심의 ‘세대결합’ 전략을 지니고 있다. 윤 후보의 ‘청년 중심 캠페인’은 탈진보와 중도, 보수층을 아우르는 ‘반문 통합론’에 가깝다. 한 의원은 <한겨레>에 “윤 후보가 이 대표와 충돌하지 않으려면 20·30 남성 표심만을 노리는 이 대표의 전략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성가족부 폐지”란 글을 올려 이 대표와 보조를 맞췄다.
이미 이 대표가 20·30 남성을 의식해 제안한 ‘젠더·게임특위’ 신설 문제에서 이견이 노출됐다. 이 대표는 특위 위원장을 하태경 의원에게 맡기자고 했지만, 김경진 상임공보특보단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게임 관련된 특별위원회는 당의 적절한 (다른) 위원회를 통해서 해도 될 것 같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했다.
당내에서는 갈등의 뇌관을 제거하지 않은 채 ‘원팀’만 외친 ‘불안한 봉합’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김영환 전 선대위 인재영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이준석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니 후환이 있을까 두렵다. 이 ‘아름다운 봉합’은 며칠 가지 않아 수많은 문제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수술하면서 수술가위를 뱃속에 그냥 넣고 꿰맨 것과 같다”고 적었다. 한 초선 의원도 <한겨레>에 “오죽하면 의총에서 ‘이 대표가 다시는 안 도망갈 건지 명확하게 확답을 받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겠냐”며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붙여놓은 것이어서 대선 직전에 터지지 않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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