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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윤석열·이준석 얼싸안았지만…묻어둔 윤핵관·단일화 ‘사방이 지뢰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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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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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지난 6일 가까스로 봉합했지만 ‘내용 없는 화해’에 당 내부의 우려는 여전하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쪽 핵심 관계자) 문제와 젠더 노선 이견, 재보선 공천과 야권 단일화에 대한 합의 없이 ‘묻지마 봉합’인 탓에 곳곳에 깔린 지뢰가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준석 ”윤핵관 해결 없는 합의, 안일했다” 해놓고 이번에도 또…


이 대표는 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윤 후보와 전격적으로 화해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했다. ‘윤핵관 문제는 정리가 됐냐’는 질문에는 “특정인물을 계속 지목하기보다 당내 의사소통 체계가 원활하게 되느냐 부분인데 저는 권영세 의원에 대해서 무한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만 답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1일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던진 뒤 언론 인터뷰에서 같은달 3일 ‘울산 합의’ 과정에서 ‘윤핵관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 “다소 안일했던 것을 인정한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쫓겨나간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도 “내부적으로 그 사람들의 영향력은 아직 존재한다”며 윤핵관 문제가 여전함을 지적했다. 전날 이 대표가 이철규 조직부총장 임명을 거부한 건, 그가 권성동 전 사무총장과 가까운 ‘윤핵관’이라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윤핵관 문제를 정리하지 않고 얼싸안았다. 윤석열-이준석 전선의 주축인 ‘윤핵관 문제’가 해소하지 않고 또 다시 ‘극적인 화해’만 반복된 것이다.

당내에서는 갈등의 뇌관을 제거하지 않은 채 ‘원팀’만 외친 ‘불안한 봉합’에 대한 우려가 크다. 김영환 전 선대위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준석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니 후환이 있을까 두렵다. 이 ‘아름다운 봉합’은 며칠 가지 않아 수많은 문제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수술하면서 수술가위를 뱃속에 그냥 넣고 꿰맨 것과 같다”고 적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도 <한겨레>에 “오죽하면 의총에서 ‘이 대표가 다시는 안 도망갈 건지 명확하게 확답을 받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겠냐”며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붙여놓은 것이어서 대선 직전에 터지지 않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특히 윤핵관 문제는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공천을 두고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재보선은 서울 종로와 서초갑, 경기 안성, 대구 중·남, 충북 청주 상당 등 5곳에서 이뤄지는데 특히 서울 서초갑과 대구 중·남의 경우 공천이 당선과 직결되는 곳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대선 기간 후보에게 집중된 당무 우선권과 당 대표의 권한 갈등이 공천 과정에서 또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 채로 만회가 안되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단일화 결사 반대’ 입장인 이 대표와 갈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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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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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반문 통합론’ vs 이준석 ‘청년남성 몰입 전략’


윤 후보가 선대위를 해체하며 내세운 ‘청년 중심 캠페인’은 이 대표가 주장하는 ‘세대포위론’과 상통하는 측면이 있지만 각론에서는 간극이 적지 않다. 이 대표는 특히 2030 여성을 배제한 남성만을 세대결합의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날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젠더 문제는 신지예 영입이 절정이었다”며 “아이템 모으기처럼 20대 남성을 위해서는 이준석으로 됐고, 그럼 20대 여성을 모아보자는 측면에서 접근한 것인데, 이제는 방향성을 갖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윤 후보의 ‘청년 중심 캠페인’은 탈진보와 중도, 보수층을 아우르는 ‘반문 통합론’의 방법론에 가깝다. 김영환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세대포위론은 20·30대를 다른 세대와 현상적·표피적으로 바라보는 천박한 분열의 논리일 뿐”이라며 이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선대본부 관계자도 “선거 캠페인을 당연히 이 대표와 상의하겠지만, 특정 계층을 배제하지 않고 탈진보와 중도, 보수층을 모두 아우르는 기존 전략은 그대로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한겨레>에 “윤 후보가 이 대표와 충돌하지 않으려면 20·30 남성 표심만을 노리는 이 대표의 전략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방향성을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20·30 남성을 의식해 제안한 ‘젠더·게임특위’ 신설을 두고도 벌써부터 미묘한 입장 차가 보인다. 이 대표는 특위 설치를 주장하며 하태경 의원에게 위원장을 맡기자고 했지만 특위 신설은 슬림화 기조에 반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경진 상임공보특보단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젠더특별위원회는 기존에 선대위에 양성평등특별위원회가 있었다. 게임 관련된 특별위원회는 사실은 당의 적절한 위원회를 통해서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도 <한겨레>에 “젠더·게임 특위를 만들어야 하는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준석 비토론’과 감정의 골도 여전한 상황이다. 박수영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이 이준석 대표가 잘했다고 옹호한 분은 아무도 안 계셨다”며 “지금도 사실 일말의 의구심을 가진 우리 당원 동지들도 많이 계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박 의원의 발언이 당의 화합에 도움이 1이라도 되는지 고민해보라. 다들 적당히 하고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고 쏘아 붙였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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