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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6~9월) 우리나라 가계 여유자금 규모가 1년 전보다 5조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국민지원금 지원 등으로 가계소득이 늘어난 가운데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투자도 주춤한 영향이다. 주식 매입 규모는 줄어들고 예금의 비중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지난해 3분기 35조 원으로 1년 전인 2020년 3분기(29조 8000억 원)보다 확대됐다. 순자금운용액은 예금과 채권, 보험 등 자금 운용액(매입)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인 자금 조달액(차입)을 제외한 것으로 경제 주체의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가계소득이 증가하면서 순자금운용 규모가 늘어났다. 정부의 상생국민지원금 등으로 가계소득이 늘었는데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투자는 둔화되며 금융자산 순운용이 1년 전에 비해 확대됐다는 게 한은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3분기 가계 자금조달 규모는 49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53조3000억 원) 보다 4조1000억원 줄었다.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영향으로 금융기관 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영향이다.
가계 금융자산 중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9.1%에서 2분기 20.2%로 크게 늘었으나 3분기 21.0%로 소폭 축소됐다. 대신 예금 비중이 40.5%에서 40.7%로 증가했다.
가계는 3분기 국내외 주식만 28조5000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국내주식(거주자발행주식 및 출자지분) 투자는 26조1000억원 늘었고 해외주식(비거주자발행주식)은 2조4000억원 증가했다. 국내주식 취득액은 지난해 1분기(36조5000억원), 2분기(29조2000억원)와 비교해 큰폭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3분기 가계의 전체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직전분기(21.3%)보다 소폭 낮아졌다. 반면 예금(40.7%) 비중은 직전분기보다 0.2%포인트(p)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인상 등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장기 저축성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에 자산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이 계속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정부는 지난해 3분기중 2차 추경 집행으로 재정지출이 늘면서 금융자산 순운용이 5조4000억원으로 1년 전(10조6000억원)에 비해 줄었다. 일반기업인 비금융법인의 순조달 규모는 23조4000억 원으로 1년 전(16조1000억 원) 보다 확대됐다. 기업 소득은 양호했지만 투자증가세가 지속된 영향이다. 특히 기업 공개나 유상증자 등으로 지분증권 조달 규모가 확대됐다.
이에 지난해 3분기 말 총금융자산은 2경2605조1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473조2000억 원이 늘었다. 대출금 비중이 0.2%포인트 상승한 반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0.6%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19배로 전 분기 말(2.22배)보다 소폭 하락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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