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자신의 사무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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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33일 만에 자진 사퇴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인사 영입 결정이나 윤석열 대선후보의 활동 등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근 화제가 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출연 사실도 몰랐다며, 이를 계기로 선대위 개편을 결심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사실은 내가 총괄선대위원장이라고 명칭만 해놓고, 당의 인사 이런 게 전혀 전달이 안 됐다”고 했다. 이수정·김민전 교수,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등 외부인사 영입에 대해서도 “나는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들어온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는 " 대부분 그렇게 (보고가 제대로 안) 된 거다. 사실은 다 만들어놓은 선대위에 내가 들어가게 된 것 아닌가. 때문에 그 조직 자체가 융합이 돼서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라며 “그래서 제대로 움직일 것 같으면 조직 자체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재편성이 돼야 된다는 의미에서 조직개편을 하자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진행자는 “선대위 개편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족발집 정책발표 장면이었나”라고 질문했다. 지난 2일 윤 후보가 서울 종로구 한 족발집에서 ‘한국형 반값 임대료 프로젝트’ 공약을 더듬더듬 읽는 장면이 논란이 됐었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그것뿐이 아니다”라며 윤 후보의 ‘삼프로TV’ 출연을 개편 결심 계기로 꼽았다.
김 전 위원장은 “(후보가) 그 프로그램에 나가는 걸 몰랐고, 누가 준비하는지도 몰랐다”며 “윤 후보가 그 프로그램에 나갔을 때 전혀 제대로 된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 후 아주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됐다. 제대로 뒷받침을 못해주니까 그런 결과가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걸 한 달 가까이 보면서 도저히 이런 식으로 가선 안 되겠다 해서 후보하고도 몇 번 의논했다. 근본적인 조직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되겠다해서 조직 개편을 하자고 얘기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저지르지 않을 것 같으면 시간만 끌지 해결되지 않는다. 후보의 당선에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 조직 개편을 하자고 했던 것이지 내가 일방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다. 그 장면이 오해 소지를 남긴 것 같다”며 “그로 인해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하다보니까 서로 생각이 맞지가 않게 된 거고, 생각이 맞지 않으니 같이 할 수 없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소위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됐던 국민의힘 권성동·윤한홍·장제원 의원이 일괄 사퇴한 것과 관련해서는 “하도 밖에서 윤핵관, 측근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하니까 다 현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밖에 있다고 영향력이 없어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후보가 어떻게 잘 조정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가 말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 윤 후보가 지금까지 지방도 돌아다니고 연설도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준비가 철저히 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 사실 메시지 같은 게 나가는 과정에서도 실수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런 것이 절대로 발생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선거라는 게 실수 한 번 하고 나면 거기에서 오는 피해가 엄청나다는 것을 인식하고 행동을 많이 조심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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