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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버티기 들어간 이준석…재선의원들은 ‘대표 사퇴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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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에게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쇄신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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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자신을 향한 퇴진 요구에 대해 5일 “자진사퇴는 전혀 고려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윤석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해체 등에 대한 책임론이 일며 전방위에서 사퇴 압박이 고조되고 있지만 이 대표가 ‘버티기’에 들어가며 갈등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대표의 거취는 내 소관 밖”

이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며 “당내에서 대표를 고립시키려는 시도가 있더라도 버틸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도 “(당) 안에서 있었던 일을 다 이야기하면 아마 책이 나올 것”이라며 “당내 권력투쟁과 지지율 하락 등의 희생양을 찾고 있다는 거냐”라는 질문에 “그렇겠죠”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SNS를 통한 잦은 의견표명을 향한 비판에 대해선 “당대표가 나가서 말 하는데 있어 누가 지금 제약을 겁니까? 본인들이 뭔데, 거기서?”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오늘도 다들 앉아서 어떻게 이준석에게 뒤집어씌울까 고민만 하고 있을 것”이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윤 후보는 이 대표에게 사실상 거리를 두는 모습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 선대위 개편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이 대표의 거취 문제는 제 소관 밖의 사항”이라며 “중앙선거대책본부에 직책이 있어야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공개 행보를 시작한 윤 후보가 이 대표가 참석하기로 예정됐던 중기중앙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기로 하자, 이 대표가 기존의 일정을 바꿔 전격 불참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 대표 측에서는 “윤 후보가 주목받을 수 있도록 조율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양측이 만나는 상황을 피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재선의원들은 ‘이준석 사퇴 결의’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하루종일 ‘대표 사퇴론’이 공개적으로 터져나왔다. 재선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기로 내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선의원은 “대선을 앞둔 때 당대표의 내부총질을 더 용인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초선 의원들 역시 이날 오후 별도로 모여 “당 분열을 야기하는 것은 명백한 해당(害黨)행위”라며 이 대표를 압박했다.

일각에서는 당 대표를 고립시켜 ‘식물 당대표’를 만들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제기된다.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로 활동한 김경진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최고위원들이 사임하면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며 “당 대표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대부분 최고위 결의를 통해 이뤄진다. 최고위 결의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식물 당대표로 갈 수는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두고 더 이상 당 수뇌부 간에 갈등 노출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후보와 가까운 권성동 의원은 “당 대표께서 정권 교체를 위해 당무에 복귀하고, 선거운동에 매진하는 방향으로 정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면담한 김기현 원내대표는 “어찌 되든 정권교체 위한 노력을 끝까지 해야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잘해서 이기자는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윤 후보가 이 대표와 가까운 권영세 전 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영입한 만큼, 양측의 관계가 최악의 상태는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 전날 “이 대표의 최근 행동이 비상식적”이라며 비판했던 중진 의원들도 이날 계획돼있던 이 대표와의 연석회의를 취소했다. 정진석 의원은 “오늘은 모든 시선이 윤 후보에게 모인 날”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6일 오전 소집된 의원총회에서도 이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목소리들이 분출될 전망인 만큼, 갈등이 쉽게 진화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을 향한 퇴진론에 대해 기자들에게 “일부 의원들이 마치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해당행위에 가까울 것”이라고 받아쳤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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