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the300]]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한 5일 오전 8시10분. 청와대 참모들은 그 어느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새해 첫 현장 방문 일정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행선지는 우리나라 최전방인 강원도 고성 제진역이었다. 오전 11시 이곳에선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건설 착공식'이 열릴 예정이었다.
문 대통령이 서울에서 고성으로 출발하기 직전 북한이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이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이날 행사가 취소되는 것 아닌지 청와대 참모진에 확인을 했다.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축사가 수정됐다. 당초 연설문엔 들어가 있지 않은 새로운 얘기가 추가됐다.
[고성=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건설 착공식에서 발언 하고 있다. 2022.01.05. |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한 5일 오전 8시10분. 청와대 참모들은 그 어느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새해 첫 현장 방문 일정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행선지는 우리나라 최전방인 강원도 고성 제진역이었다. 오전 11시 이곳에선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건설 착공식'이 열릴 예정이었다.
문 대통령이 서울에서 고성으로 출발하기 직전 북한이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이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이날 행사가 취소되는 것 아닌지 청와대 참모진에 확인을 했다.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축사가 수정됐다. 당초 연설문엔 들어가 있지 않은 새로운 얘기가 추가됐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강원도민과 고성군민 여러분. 한반도 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한반도에 때때로 긴장이 조성됩니다. 오늘 아침 북한은 미상의 단거리발사체를 시험 발사했습니다. 이로 인해 긴장이 조성되고, 남북관계의 정체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북한도 대화를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남북이 함께 노력하고, 남북 간에 신뢰가 쌓일 때 어느 날 문득 평화가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끝까지 대화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강원도 행사장으로 이동할 시간인 오전 9시45분부터 10시35분까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서 실장 등 상임위원들은 "국내외적으로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이번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며 "발사체의 세부 제원에 대해 한미 국방 및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분석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과 긴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파주=뉴스1) 김명섭 기자 = 합동참모본부는 5일 오전 북한이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마을. 2021.1.5/뉴스1 |
북한이 쏜 발사체가 탄도미사일로 확인된다면 이는 지난해 10월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후 78일 만에 첫 탄도미사일 발사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과 외교안보 수뇌부들은 북한을 규탄하지 않고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도발'이란 단어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9월 15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을 때는 "북한의 연속된 미사일 발사 도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임기 중 '종전선언'을 비롯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항구적 평화체제)를 달성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북한의 무력 시위로 사실상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종전선언 추진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4개월밖에 남지 않은 탓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돼도 시간이 부족한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에 냉기류만 흐를 수 있어서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도 종전선언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해리스 전 대사는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타임스재단 주최로 열린 4개국 안보협력체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종전 선언 다음날 무엇이 달라지게 되는지 자문해봐야 한다"며 "종전 선언은 평화 협정이 아니다. 휴전(정전) 협정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고, 한국을 방어하는 미국의 조약상의 의무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핵, 화학 및 재래식 무기 역시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전 선언을 한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고 평화가 찾아오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휴전 협정이 사실상의 종전 선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미 수십년 동안 잘 작동해왔다"고 그는 주장했다.
정부도 일단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2월29일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기를 희망했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기대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다음날인 12월30일 이에 대해 "원론적인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가동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만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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