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코로나19 자영업 피해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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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원로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선 후보의 말하는 태도에 대해 ‘진정성과 설득력이 없다. 소리는 거친데 핵심이 없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김 전 의장은 “기대가 실망으로, 아니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모든 것이 위험하다”는 쓴소리도 던졌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새해 국민의힘에 보내는 쓴 약 세 봉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고비를 넘기려면 선거의 주역인 세 사람의 살신성인의 자세가 요구된다. 바로 윤석열, 이준석, 김종인”이라며 “선거를 치러본 사람이라면, 또 웬만한 국민이라면 다 느끼는 비상상황인데 당사자들은 그 심각성을 짐짓 모르는 듯하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이어 윤 후보를 향해 “정치권 등장 반년, 당의 대권 후보로 뽑힌 지 두 달 만에 지지했던 많은 국민이 그에게서 등을 돌리려 한다”며 “정치변화의 주역은커녕 여의도 정치 한복판에 주저앉은 사람으로 비쳐진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특히 윤 후보의 말하는 태도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정치를 바꾸겠다고 하면서 새 문법이 아닌, 구식 문법으로 대답한다. 말에 설득력이 없고 진정성이 묻어나오지 않는다”, “말은 하는데 메시지가 없다”, “소리는 거칠고 강하지만 핵심도 강조점도 불분명하다”, “여의도 정치 꼰대들이 하는 말처럼 들리니 젊은이들은 물론 중장년층도 매력을 못 느낀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크든 작든 말실수가 잇따른다”며 “상대 후보의 식언을 실언으로 상쇄시켜주는 형국이다. 수습 태도나 능력 또한 떨어지고, 번번이 타이밍을 놓친다”고 꼬집었다. 그는 “준비 안 된 아마추어 정치인 그대로 서툴고 부족하고 때로는 불안하기까지 하다”며 “우선 말수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윤 후보의 ‘선거 전략 오류’도 지적했다. “기성 정치인 이재명과는 확연히 다른 나만의 매력을 부각해야 하는데 더 나은 점을 내세우려다 보니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정책과 기본 방향은 되돌아보고 어투∙행동∙인사법도 모두 바꿔야 한다”며 “제도든 정책이든 예산이든 국민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설계하고 공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윤핵관’(윤석열 쪽 핵심 관계자)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윤핵관’ 문제로 내부 홍역을 치르다 보니 ‘핵관’들이 몸을 움츠리는지, 아예 그런 사람이 없는지 알 수는 없다”며 “그러나 참모 없는 후보는 없다. 후보는 참모를 가리지 않아야 하지만 말은 가려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인 김건희씨 허위학력 의혹 대응과 관련해서도 “어쩌면 이리도 미숙하고 어정쩡하게 대처할 수가 있을까.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기 어렵게 됐다”며 “솔직하고 유능한 참모가 없었거나 후보의 판단 잘못일 수도 있겠지만 가장 안타까운 대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늦지 않았다”며 “국민에 대한 윤석열의 무한한 존경심과 나라 사랑의 간절함이 진정성 있는 태도와 절제된 언어로 표출된다면 위기는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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