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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상승세 이재명 ‘안심은 이르다’…위기극복 정책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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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상승에도 ‘반사이익’ 판단

“윤석열 지지층 재결집할 수 있어”

월세 공제 최대 5년 소급적용 등

‘정책 리더십’ 구각하며 표심 공략

선대위 “겸손 자세로” 말실수 경계

네거티브 공세도 자제하는 분위기


한겨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마포구 소재 더불어민주당 미래당사 '블루소다' 개관식에 참석, 2030 청년리스너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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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새해 첫 공식 일정을 부산에서 시작하며 ‘경제 성장’을 앞세운 ‘정책 리더십’을 강조하고 나섰다. 민주당 선대위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오차범위를 넘는 격차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며 고무된 분위기지만, 내부적으로는 긴장감을 유지하며 돌발 악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선대위는 특히 현재의 지지율 상승세를 굳히기 위해선 정권심판 등 ‘회고 투표’에서 비전을 중시하는 ‘전망 투표’로 돌아선 유권자들을 겨낭해 코로나19 위기극복과 경제성장, 양극화 해소를 위한 비전 제시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2일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열린 ‘2022 글로벌 해돋이: 지구한 바퀴’ 온라인 해맞이 행사에서 “국민들이 지난해의 어려움에서 벗어나 희망을 얘기하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며 “특히 경제가 너무 어려워 올해는 경제가 재도약하는 토대를 만드는 해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험지인 부산을 방문해 외연을 확대하는 동시에 경제 성장을 중심으로 한 민생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전날 부산신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 후보는 “부산이 가지는 의미는 각별하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은 저성장을 넘어서 경제가 회복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나라로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역 불균형 같은 불공정을 극복하고 양극화를 완화해서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쇄신·단일화 이어지면 재결집 가능”


최근 이 후보 지지율의 상승 추세이긴 하지만 본격적으로 승기를 잡았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게 민주당의 자체 분석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박빙에서 조금씩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엔 매우 이르다고 보는 게 선대위 전체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지율 상승의 주요 원인이 윤 후보의 실언과 국힘의힘 내분에 따른 ‘반사이익’이기 때문에 윤 후보가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또다시 지지율이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에게서 이탈한 일부 소극적 지지층이 앞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게임이나 윤 후보의 반성·쇄신 모드, 새로운 네거티브 등으로 다시 결집하면 윤 후보가 지지를 회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후보도 이날 <에스비에스>(SBS) 인터뷰에서 “(지지율 상승이) 1주일도 안된 시간에 벌어진 일이라서 좀 당황스러운 측면이 있다. 경계해야 할 때다. 우리가 잘했기보다는 상대 실수에 따른 반사이익이어서 좀 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회고투표에서 전망투표로…위기대응 강조할 것”


선대위는 설 연휴 전까지 지지율 격차를 더욱 벌리려면 이 후보가 상대적으로 비교 우위를 보이는 ‘정책 리더십’을 최대한 부각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해 12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등 부동산 관련 조세 정책이 일부 조정기를 거쳤다면, 새해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성장 전략 등 굵직한 정책을 내세워 대안을 찾고 있는 중도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대규모 부동산 공급 정책도 준비 중이다. 이 후보는 2일 월세 공제를 최대 5년 전까지 소급 적용하는 등 주거비 공제 확대 공약을 발표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새해가 되면서 회고적 투표에서 전망적 투표로 바뀌고 있다”며 “유권자들은 지금 오미크론으로 코로나 상황이 극복되지 않고, 이로 인한 경제 저성장과 양극화, 기후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새해엔 이를 반영하는 정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4일 예정된 이 후보의 신년사에서도 이러한 위기 극복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번 신년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기후 문제, 미-중 간의 패권 다툼 속에 한국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 있는 후보가 이재명이라는 점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상대의 실수를 물고 늘어지는 네거티브 공세는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최근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연일 띄우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등 ‘정치공학적’ 접근은 선거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남의 떡에 관심 갖는 것은 오히려 남의 떡을 키워주는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며 안 후보와의 통합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실언, 감정적 대응 경계해야”


민주당 내부에서 꼽는 가장 큰 위협요인은 이 후보의 ‘말실수’다. 최근 ‘전두환 경제 성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것처럼 돌발적으로 실언을 하거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감정적인 대응이 지지율 상승 흐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정권 교체 욕구가 여전히 높고 우리의 체력이 그렇게 튼튼하지 못한 상황에서 말실수 등 쇼크가 발생하는 게 가장 큰 위기 요인”이라며 “이 후보가 결정한 사안에 대해 새로운 논란이 생겼을 때 이에 대한 대응이 대장동처럼 ‘내가 뭘 잘못했냐’는 식으로 가면 위험하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앞으로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민생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관계자는 “민생 중심의 낮은 자세로 가면 두들겨 맞을 일이 별로 없다”며 “정책적인 내용에선 과감하게 가되 메시지나 태도는 겸손한 자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부산/서영지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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