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지도자 영입 성공 사례로 주목
싱가포르, 라오스 등도 "한국인 모셔라"
스즈키컵 시상식에 참석한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왼쪽에서 두 번째).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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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축구 정벌에 나선 ‘난놈’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정상 문턱에서 멈췄다. 우승에 이르진 못했지만, 동남아에 불고 있는 축구 한류 바람을 한층 가속화 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는 1일 밤 싱가포르 칼랑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두 골씩 주고 받은 끝에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앞선 1차전 전적(0-4패)을 묶어 2-6으로 뒤져 우승 트로피를 목전에 두고 멈춰 섰다. 인도네시아는 이 대회 결승에 6차례나 오르고도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을 풀지 못한 채 다음을 기약했다.
스즈키컵 직후 인도네시아 대표팀 구성원들과 기념촬영하는 신태용 감독(검은 상의).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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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은 경기 후 “다음 대회에서 인도네시아가 틀림 없이 우승 후보가 될 것”이라면서 “선수들과 잘 준비해 다음 번에는 꼭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 (0-4로 완패한) 결승 1차전은 경험 부족이 도드라졌다. 하지만 (2-2로 비긴) 2차전은 잘 싸웠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 12월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A대표팀 경쟁력을 몰라보게 끌어올렸다. 스즈키컵 조별리그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베트남을 제치고 조 1위로 결선에 오른 데이어 결승까지 진출했다. 동남아 최강 태국에게 우승컵을 내주긴 했지만, 2차전에서 2-2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등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주목 받았다.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을 영입하며 A대표팀 이외에 연령별 대표팀까지 함께 맡겼다. “2023년에 열리는 20세 이하 월드컵을 앞두고 연령별 청소년 대표팀의 경쟁력을 우선적으로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동남아시아권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인도네시아 A대표팀과 달리, 각급 연령별 대표팀은 청소년 레벨에서는 제법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 감독은 A대표팀마저도 확 바꿔놓으며 ‘제2의 쌀딩크(박항서 감독 별명)’으로 주목 받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동남아시아에 축구 한류 바람을 불러일으킨 선구자로 존경 받는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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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에서 출발해 신태용 감독을 거치며 불붙은 동남아 축구 한류 바람은 새해에도 변함 없이 뜨겁게 타오를 조짐이다. 스즈키컵 종료 직후 새 감독 찾기에 나선 싱가포르 A대표팀과 라오스 A대표팀, 베트남 22세 이하 대표팀 등이 ‘한국인 지도자 영입’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제2의 박항서와 신태용을 찾아내 자국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동남아 축구 시장 상황에 능통한 전문가는 “한국인 지도자는 성실하고 열정적일 뿐만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서 “박항서 감독에서 출발해 신태용 감독이 이은 ‘동남아 축구 한류’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가 동남아 축구 한류의 새로운 중심지로 주목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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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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