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넷플릭스 판타지물 강하다면 국내 OTT, '공감' 주력
오리지널 콘텐츠 힘 확인한 쿠플·티빙, 새해도 박차]
2021년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해였다. 코로나19로 묶인 발길에 OTT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여전히 넷플릭스가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토종 OTT들은 틈새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하기보다는 국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한국식 콘텐츠'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오리지널 콘텐츠 힘 확인한 쿠플·티빙, 새해도 박차]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2' 한 장면. /사진=쿠팡플레이 유튜브 캡쳐 |
2021년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해였다. 코로나19로 묶인 발길에 OTT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여전히 넷플릭스가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토종 OTT들은 틈새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하기보다는 국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한국식 콘텐츠'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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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콘텐츠 자신감 얻은 국내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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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TT 시장 후발주자로 뛰어든 쿠팡플레이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공격적인 서비스로 국내 OTT 시장에서 5위로 성장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쿠팡플레이의 월 활성이용자수(MAU)는 약 268만6425명이다. 올해 초 7만명 안되는 수준에서 1년 만에 40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일등공신은 오리지널 독점 콘텐츠 'SNL 코리아'다. 지난 9월 발표 자리에서 당찬 패기와 달리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는 20대 말투와 표정을 절묘하게 따라한 '인턴 기자' 코너로 화제성이 치솟은 이후, 지난달 25일 시작한 시즌2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첫 호스트로 출연한 배우 신혜선은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투인 '어쩔티비, 저쩔티비'(어쩌라고 가서 티비나 봐'의 줄임말)을 맛깔나게 연기해 화제가 됐다. 또 여야의 대선 후보 관련 의혹을 패러디한 정치 풍자도 인기를 얻었다.
독점 콘텐츠 덕을 본 또 다른 OTT는 티빙이다. 티빙은 지난 3분기 오지리널 예능 '환승연애'의 대박 이후 최근에는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덕을 크게 봤다. 티빙에 따르면 '술꾼도시여자들'은 3, 4화가 공개된 이후 첫 공개 때보다 시청 조회수가 2.5배 상승했고, 티빙의 유료 가입자 기여 수치는 4배 이상 증가했다. '술꾼도시여자들'로 티빙의 네이버 검색량은 약 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를 본 티빙은 이 같은 인기 시리즈를 새 시즌으로 선보인다.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유미의 세포들'과 예능 '환승 연애', '여고 추리반' 시즌2 제작을 준비 중이다. 미국 '바이아컴CBS'와도 협력해 7편의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에도 공동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힘을 확인한 쿠팡플레이와 티빙은 수익화에도 본격 나선다. 쿠팡플레이는 지난달 30일부터 와우멤버십 가격을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다. 티빙에선 올해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제휴 계정으로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볼 수 없게 된다. 기존에는 월 4900원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만 가입하면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었지만, 이 같은 혜택을 종료하는 것.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려면 3000원~9000원의 추가 결제를 통해 이용권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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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은 현실이 아니니까…주변 이야기가 힘 얻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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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도시여자들의 스틸컷. /사진=티빙 |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 등 넷플릭스가 이 세상에 없는 판타지를 다룬다면, 국내 OTT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 고증' 전략을 쓰는 게 특징이다.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나 디즈니+와 제작비 규모로 맞붙어선 승산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들이 못하는 한국식 콘텐츠'로 차별화하는 셈이다. 이 같은 전략에 "마치 내 이야기 같다"고 느낀 시청자들의 '과몰입 신드롬'이 퍼졌다 .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OTT가 TV 등 레거시 미디어보다 형식과 표현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친구에게 시원하게 욕을 퍼붓기도 하고, 회사 욕을 하면서 쓰러질 때까지 술을 퍼마시거나, 정치인을 풍자하는 등 속시원한 장면이 등장할 수 있어 시청자들이 쾌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 OTT가 자금력에서 뒤처지기 때문에 무조건 제작비를 크게 투입하기보다는 사용자에 특화된 서비스를 넓혀나가고 잘 알려지지 않은 웹툰이나 소설 원작의 지식재산권(IP)을 적극 발굴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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