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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막내 페퍼저축은행, 얇은 선수층에 눈물겨운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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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바닥나 13연패 수렁…"고교생 중용해 성장 유도"로 방향 전환

연합뉴스

페퍼저축은행 선수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 여자부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은 V리그 2021-2022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로부터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기존 팀들과 전력 차가 크고 선수층이 얇아서 단 1승을 거두기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페퍼저축은행은 11월 9일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두면서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듯했다. 그러나 첫 승 이후 예상대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29일 흥국생명과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하며 13연패를 당했다.

13연패 기간 페퍼저축은행이 가져간 세트는 단 6세트뿐이다.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다.

선수들은 말 그대로 악전고투하고 있다. 주전 선수 중 안 아픈 선수들이 없다.

지난 시즌까지 다른 팀에서 주로 백업으로 뛴 페퍼저축은행 주전 선수들은 이번 시즌 갑자기 늘어난 출전 시간에 탈이 나기 시작했다.

흥국생명에서 뛰다가 특별지명선수로 페퍼저축은행에 입단한 이한비도 그렇다.

페퍼저축은행의 초대 주장인 이한비는 책임감을 느끼고 무리하게 출전을 강행하다 몸에 이상이 생겼다.

그는 스트레스에 따른 위장 장애와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한비는 29일 흥국생명전을 마치고 눈물을 쏟기도 했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그동안 이한비가 무리했다"며 "이제는 좀 휴식을 줘야할 것 같다"고 했다.

레프트 공격수 하혜진도 왼쪽 발목 피로 누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백업 세터 구솔도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의 체력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극심한 전력난이 계속되자 김형실 감독은 조송화 영입도 검토했다.

IBK기업은행에서 뛰던 조송화는 두 차례나 팀을 무단이탈해 프로배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최근 IBK기업은행으로부터 계약 해지됐다.

구단은 고심 끝에 조송화 영입을 포기했지만, 얼마나 팀 사정이 어려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페퍼저축은행의 앞길은 더 험난하다. 대적할 만한 팀이 보이질 않는다.

시즌 초반 페퍼저축은행과 꼴찌 싸움을 하던 흥국생명은 최근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4연승을 기록했다.

내홍을 겪은 IBK기업은행은 김호철 신임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면서 연일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현재 상황이 이어진다면 2012-2013시즌 KGC인삼공사가 남긴 여자 프로배구 최다 연패 기록(20연패) 경신도 시간 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김형실 감독은 전력 차를 인정하고 승리에 목매지 않기로 했다. 대신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했다.

김 감독은 "이제 세터 박사랑, 센터 서채원 등 신인드래프트에서 뽑은 고교생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늘릴 것"이라며 "팀을 잘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9월 신인드래프트에서 고교 졸업예정 선수 5명을 뽑았다. 현재 신분은 '고교생'이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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