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란 불씨 조장…막대한 사회적 낭비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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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국정농단 사태로 형 집행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두고 시민단체들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7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은 정의와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기 위한 촛불항쟁에 대한 배신일 뿐"이라며 사면 철회를 촉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국민들이 촛불로 끌어내린 박 전 대통령을 마음대로 사면하는 건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기만하고 정방향으로 향하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린 자로 역사에 죄인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단체들은 "문 대통령이 촛불시민들과 전혀 소통하지 않고 '국민통합'을 언급하는 건 어불성설이자 선후가 뒤바뀐 처사"라며 "특별사면은 분란의 불씨를 만들고 이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낭비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 사면을 반대하는 이번 성명에는 세월호 참사 유족 단체 등을 비롯해 녹색당, 노동당, 정의당 등 시민사회·노동단체와 정당 1005개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앞서 이날 오전에도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족협)와 4.16연대, 민변세월호참사TF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당일 컨트롤타워의 부재, 청와대의 직무유기와 관련해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박근혜 사면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김종기 가족협 운영위원장은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 한 사람의 건강은 염려하면서 엄동설한에 촛불을 들었던 1700만 국민이 받을 정신적 고통은 염려가 되지 않느냐"며 "촛불 정부를 만들어준 국민을 배신하지 말고,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고 한 번 죽었던 유가족들을 박근혜 사면으로 두 번 죽이지 말라"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왜 국민들을 구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책임도 못 밝혔고 이에 대한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반성도 하지 않는 사람을 특별사면하는 건 민주주의의 후퇴이자 시대정신의 파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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