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ASA, 크리스마스인 25일 저녁 아리안5호 로켓 통해 발사 성공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실은 아리안 5호 로켓이 25일 저녁 9시20분(한국시간) 발사됐다. 사진 출처=NA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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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태초의 우주를 엿보기 위한 인류의 '타임머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5일 오후 9시20분(한국시간) 프랑스령 기아나 쿠로우 우주센터에서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을 실은 아리안5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웹 우주망원경은 기존 허블우주망원경보다 10~100배의 해상도·민감도 등 뛰어난 성능을 가졌다. NASA가 유럽우주청(ESA), 캐나다 우주국과 2006년부터 약 100억달러(12조원) 가량을 들여 공동 제작ㆍ발사했다. 1996년부터 기획돼 2006년부터 제작에 들어간 후 15년 만에 발사됐다. 초기 우주의 최초 은하계로부터 쏟아져 오고 있는 빛을 측정해 우주 생성의 비밀을 엿보는 한편 먼 우주의 먼지구름에 가려진 외계행성과 우주 생명체의 존재 여부 등을 탐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발사 성공 직후 성명을 내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인류를 미래로 나아가게 하기 위한 꿈을 상징한다"며 "웹 망원경은 우리의 우주에 대해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발견하게 해줄 것이다. 어떤 발견들을 보여줄 지 너무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 발사 후에도 '초유의 실험'
이날 성공 발사된 제임스 웹 망원경은 27분 후 고도 약 1400km에서 아리안5로켓으로부터 예정된 데로 분리됐으며, 30분 후엔 태양전지판을 펼치고 전기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제임스 웹 망원경은 약 29일간 항해를 통해 지구로부터 약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 L2 지점으로 향할 예정이다. 라그랑주 L2 지점은 태양과 지구간 중력이 균형을 이뤄 별도의 동력없이도 태양을 공전하면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궤도다. 특히 항해하는 동안 제임스 웹 망원경은 제대로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려운 과정을 거치게 된다. 우선 직경 6.5m, 넓이 25㎡의 거대한 반사경을 펴야 한다. NASA는 발사 때 아리안5로켓의 화물 적재함(페이로드)에 넣을 수 있도록 반사경을 반으로 접어 놓은 상태다. 또 태양의 열과 빛을 막기 위해 설치한 테니스 코트 1개 크기의 태양가림막(sunshield)도 펼쳐야 하며, 반사경 미세 조절 등 설치된 각종 최첨단 장비도 정상 가동되는 지 시험에 들어간다. 발사 후 13일째가 되면 차양막, 지지대, 그리고 망원경이 모두 펼쳐진다.
웹 망원경은 라그랑주 L2 지점에 도착한 후 태양을 바라볼 때 지구와 동일 선상에서 태양을 공전한다. 태양가림막이 한 면이 항상 태양, 지구 및 달을 향해 열ㆍ빛이 망원경의 관측을 방해하는 것을 막는다. 통신은 NASA의 제트 추진 연구소(JPL)에서 관리하는 거대한 안테나인 심우주네트워크(Deep Space Network)를 통해 이뤄진다. 5차례나 고장나 막대한 예산이 낭비된 허블 망원경처럼 되는 것을 막기 위해 NASA 개발자들은 제작 과정에서 수십회 반복 테스트 등을 통해 심혈을 기울였다. 또 지구에서 통신을 통해 자체적으로 오류를 수정하는 프로그램도 탑재했다. 문제는 궤도 600km에서 활동한 허블 망원경과 달리 150만km나 떨어져 있는 웹 망원경은 너무 멀어 고장날 경우 현재로선 사람을 보내 직접 수리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NASA는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페이스십이나 자체 개발 중인 SLS 등 초대형 우주발사체가 완성될 경우 웹 망원경의 수리 임무에 동원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내년에 발사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사진제공=NASA/Northrop Grum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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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5억년 전 초기 우주의 비밀 엿보는 '타임머신'
웹 망원경은 허블, 스피처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어 인류의 우주 관측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작비에 유지관리비까지 합치면 총 약 110억달러가 투입될 웹 망원경은 허블 망원경보다 10~100배 가량의 해상도ㆍ민감도로 우주에서 쏟아지고 있는 근적외선ㆍ중적외선 파장을 포착할 수 있다. NASA는 우주의 암흑기(Dark Age)가 끝난 순간, 즉 138억년전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 2억년 쯤 지난 135억년대 초기 우주의 별들이 보내온 적외선 파장을 관측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인류가 우주의 끝을 관측하는 첫 번째 망원경이다. 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외계 행성을 살펴 볼 수 있어 우주 생명체의 탐색에 활용된다. 외계 태양계의 초기 행성계 원반 및 먼지 원반등을 자세히 관측할 수 있어 태양계 생성의 비밀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NASA는 "혁신적인 기술로 태양계 내부에서부터 관측 가능한 초기 우주의 가장 먼 은하계들까지 우주 역사의 모든 단계를 탐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웹 망원경은 인류가 우주의 기원과 그 안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롭고 예상하지 못한 발견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극저온 테스트를 마친 뒤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사진제공=NA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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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첨단·초대형 '종이접기'식 망원경
웹 망원경은 반사경의 크기가 직경 6.5m에 넓이가 25㎡에 달하는 초대형 망원경이다. 육각형 거울 18개가 벌집 모양으로 조립된 형태다. 허블 망원경의 집광판보다 7배 이상 더 크고 15배 이상 시야가 넓다. 또 테니스장 하나 크기의 다이아몬드 모양의 태양 가림막(Sunshield)도 갖추고 있다. 관측 가능한 적외선 파장 범위는 0.6~28.5microns 이며, 광학해상도는 약 0.1arc/seconds다. 무게는 대형버스 1대 가량인 약 6.21t(1만3700파운드) 정도다.
웹 망원경은 최첨단 장비들을 갖췄다. NASA 개발자들은 가장 희미한 적외선 빛까지 잡아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웹 망원경을 극저온 상태로 유지해야 했다. 이를 위해 대형 초고감도 적외선 감지기, 수백개의 물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도록 수천개의 작은 창을 단 '마이크로 셧터', 태양의 빛과 열기를 막기 위한 극저온 냉방장치, 테니스장 1개 크기의 5겹으로 된 태양 가림막(sunshield), 초저전력 컴퓨터 등이 웹 망원경을 위해 개발돼 장착됐다. 이 과정에서 NASA 엔지니어들은 초고정밀 거울 가공을 위해 개발한 맵핑 기술은 안과 의사들의 보다 정밀한 안구 수술을 위한 기술로 활용되기도 했다.
◇ 제임스 웹은 누구?
NASA는 1960년대 캐네디 대통령 시절 NASA 제2대 국장을 역임했던 제임스 웹을 차세대 우주망원경의 이름으로 선택했다. 원래 기업의 예산 전문가였던 웹은 옛 소련의 '스푸트니크 쇼크'에 미국 전체가 놀랐던 시절 캐네디 대통령에 의해 NASA 국장에 임명된 후 아폴로 계획을 입안해 성공의 발판을 다진 인물로 꼽힌다. NASA는 1996년부터 차세대 우주 망원경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02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라는 이름을 최종 확정했다. 웹 망원경은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었고 다섯번이나 고장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위대한 업적'을 남긴 허블 망원경을 계승한다. 허블 망원경은 '골칫덩어리' 별명을 얻었지만 우주의 나이를 10%안팎의 오차로 계산할 수 있게 됐고, '암흑물질'의 존재를 알아 내는 등 뛰어난 과학적 성취를 남겼다. 발사된지 3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웹 망원경도 설계 수명은 5년이지만, 앞으로 수십년간 작동하면서 인류에게 우주의 신비함과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들을 전해 줄 예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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