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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미국 뉴욕 증시에서 순매수한 상위 종목 10개가 모두 수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상장지수펀드(ETF) 포함)의 올해 수익률(현지시간 22일 기준)은 가중치 없이 단순평균을 냈을 때 54.23%에 달했다. 상위 10개 종목은 △테슬라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TQQQ) △애플 △알파벳 클래스A △엔비디아 △메타(옛 페이스북)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 △마이크로소프트 △SPDR S&P 500 ETF 트러스트(SPY) △ASML 홀딩스 순이었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매수한 뉴욕 증시 종목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안겨준 건 엔비디아였다. 올해 엔비디아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기준 124.19% 수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엔비디아는 게임과 메타버스시장과의 연관성 때문에 올해 주가가 크게 올랐다.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은 그래픽처리장치(GPU)인데, 게임과 메타버스시장이 커질수록 관련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 주가는 불안한 시장 상황에 올해 고점(346.47달러) 대비 다소 하락한 상태이지만 전망은 밝다는 게 월가 의견이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엔비디아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26명의 연구원 중 24명이 매수, 2명이 중립 의견을 냈다. 평균 목표주가도 360.17달러에 달해 약 22.51%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상태다.
최근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의견과 함께 350달러의 목표 주가를 제시한 미국 자산운용사 오펜하이머의 릭 샤퍼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고성능 게임과 더불어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기술에 반드시 필요한 제품을 공급하는 반도체시장의 리더"라며 "공급망 병목 현상이 반도체시장을 압박하지만 엔비디아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였다. 테슬라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순매수 종목에 올랐다. 순매수 결제액도 27억6812만달러(22일 기준)에 달해 2위인 TQQQ에 비해 3배 이상 많았다.
테슬라는 올해 주가가 1000달러를 넘어 1200달러를 돌파하며 천슬라, 천이백슬라 등 애칭을 얻었다. 최근엔 '구백슬라'를 지키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 부진하던 중 22일(현지시간) 천슬라 복귀에 성공했다.
테슬라 주가가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이유 중 하나로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자사주 매도가 꼽힌다. 머스크는 지난달 미국 의회의 부유세 논의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트위터를 통해 보유 지분 10% 매도에 대한 투표를 올린 뒤 연일 자사주를 팔고 있다. 단 머스크는 22일(현지시간) 인터뷰를 통해 "충분한 주식을 팔았고 매도가 곧 끝날 것"이라고 밝히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머스크가 팔겠다고 밝혔던 테슬라 주식은 약 1700만주(당시 보유했던 지분의 10%)인데, 트위터 투표 이후 1350만주를 매각했다.
내년 테슬라 주가에 대한 전망은 분분하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테슬라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27명의 애널리스트 중 13명은 매수, 8명은 중립, 6명은 매도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목표주가 폭이 215~1580달러로 매우 넓은 상황이다. 테슬라 강세론자와 약세론자 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게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외에 올해 새로 상장한 미국 전기차 주식들도 대거 순매수했다. 우선 지난 7월 26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한 루시드그룹은 올해 순매수 종목 13위에 올랐다. 루시드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였던 처칠캐피털IV(CCIV)의 경우 순매수 상위 11위에 올랐다. 두 종목의 순매수액을 합하면 순매수 6위인 메타보다도 많다. 리비언 오토모티브는 지난 11월 10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올해 전체 순매수 순위에서 17위를 차지했다.
다만 이들 전기차주의 최근 분위기는 좋지 않다. 리비언 주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89.98달러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저가를 새로 썼다. 루시드 주가도 지난 21일(현지시간) 38.70달러에 마감해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한 상태다.
국내 투자자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애플, 알파벳 클래스A,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주'들 내년 전망은 밝은 편이다. 22일(현지시간) 기준 4개 종목은 올해 들어 각각 35.72%, 69.65%, 22.87%, 53.06%의 주가 상승세를 이어 왔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애플을 제외한 알파벳 클래스A,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연구원 평균 목표주가 대비 각각 15.04%, 22.96%, 11.11% 상승 여력이 있다. 애플은 현재 주가가 평균 목표주가 대비 약 0.2% 높다.
내년 뉴욕 증시는 올해에 비해서는 불확실성이 증가할 전망이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조기 종료로 인해 3월까지는 장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전체적으로는 미국 등 선진국 성장률이 신흥국보다 낫기 때문에 안정성 측면에선 강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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