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허경영 전화, 내 번호 어떻게 알았을까?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가 지난 8월18일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열린 20대 대통령 출마 선언 및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안녕하십니까. 허경영 대통령 후보입니다. 힘든 현실을 이겨내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국민 여러분 우리의 힘찬 미래의 첫걸음은 용기 있는 투표입니다. 허경영 대통령 후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가 사전 녹음한 10초가량의 ‘투표 독려’ 전화 내용이다. 허 후보는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에게 이 같은 녹음 전화를 돌려 선거법 위반 논란을 빚었다.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허 후보의 전화는 공직선거법 제58조 2 ‘누구든지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권영철 대기자는 “후보의 전화 내용에 자신을 지지해 달라는 말이 없다”며 “투표에 참여해 달라는 말이지 허경영을 찍어달라는 말이 아니니 불법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허 후보의 전화가 불쾌하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불안감 때문이다.

권 대기자는 “개인 정보가 흘러간 거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전화가 왔다고 해서 국가혁명당에서 특정 개인의 전화번호를 알고 한 건 아니다”고 했다. 또 “국가혁명당이 직접 전화하는 것도 아니다. 용역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허 후보 측의 의뢰를 받은 업체가 여론조사에서 활용하는 RDD(random digit dialing, 무작위 전화걸기) 방식을 사용해 임의로 추출한 번호로 전화를 걸고, 사전에 녹음된 허 후보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게 권 대기자의 설명이다.

허 후보의 이 같은 ‘투표 독려’ 전화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권 대기자는 “업체와 계약을 하면 1200만회 통화가 이뤄지면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한다더라”며 “(안 받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1200만 통화를 달성하기 위해선 한 번에 4000만회에서 5000만회 정도 (전화를) 돌려야 된다”고 했다.

이어 “비용이 어마어마하다”며 “일반 전화에서 휴대전화로 거는 방식이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 전화로 이동전화로 걸 경우에 10초에 15.95원을 과금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000만 통화를 하면 1억5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이다. 그러니까 1200만 통화를 성공하면 2억원에 육박한다”며 “몇 번이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받은 사람의 경우에는 10번도 받았다고 하니까 엄청난 비용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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