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이 지명위 회부, 검토로 결정…관계 법령 검토해 최종 결정
전두환 전 대통령 호 사용한 일해공원 |
(합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 변경과 관련해 주민발의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경남 합천군은 시민단체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의 주민발의 청원서를 접수하고 지명위원회 개최를 고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인구 5만∼10만명인 도시는 전체 18세 이상 유권자의 1/50, 인구 5만명 미만은 전체 유권자의 1/20 이하 인구수를 채운 서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해공원처럼 특정 지명을 변경하기 위한 주민발의에는 따로 충족시켜야 할 요건이 없어 필요할 경우 개인이 주민발의 청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
또 지자체장은 청구를 수리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주민청구 조례안을 지방의회에 안건으로 올려야 하지만 이번 공원 명칭 변경 건은 지명위원회 개최를 통해 논의된다.
지명의 제정, 변경과 그 밖에 지명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것은 조례가 아닌 지명위원회를 통하도록 현행법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합천에는 군에서 선정한 공무원, 일반인 등으로 구성된 7명의 위원이 있다.
만약 지명위 회부가 결정되면 이들이 모여 일해공원 명칭 변경 타당성 등을 검토하게 된다.
주민발의에 따른 지명위 회부 여부나 향후 후속 조처 등은 모두 군이 최종적인 결정을 한다.
즉 일해공원 명칭 변경과 관련해 군이 여전히 키를 쥐고 있는 모양새이다.
무엇보다 지명 변경과 관련해 주민발의에 따른 지명위 회부는 강제 사항이 아니라 군 판단에 따라 이뤄져 지명위 개최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일해공원 명칭 변경 논의는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군은 관계 법령 등을 검토해 지명위 회부 여부에 관해 결정을 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시민단체에서 일해공원 명칭을 '생명의 숲'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 중인데 이게 적절한지부터 우선 살펴봐야 한다"며 "공원 명칭 변경 건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일해공원 명칭 변경에 대한 주민 열망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보름 만에 1천500여명의 군민 서명을 받아 청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군이 다소 유보하는 태도를 보이는 상황이라 시민단체의 의도가 반영될지는 미지수로 남게 됐다.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일해공원은 2007년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 '일해(日海)'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뀌어 14년째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올 10월 군이 6개 지역 언론사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군민 739명을 조사한 결과 '일해공원의 명칭을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49.6%를 차지했다.
이는 '일해공원의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응답자의 비율 40.1%보다 높지만 큰 차이를 보이는 결과는 아니다.
군은 군민 의견을 참고할 목적으로 여론조사를 했으나 선뜻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장고에 빠졌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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