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봉합 19일 만에 ‘자중지란’
김 위원장, 선대위 개편 시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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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1일 이준석 대표가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모든 직책에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사태 해결을 일임했다고 밝혔다. 일단 한 발 물러나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 회동’으로 내분을 봉합한 지 19일만에 자중지란에 휩싸이면서 윤 후보는 또다시 리더십 시험대에 서게 됐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총괄선대위원장께서 ‘이 문제는 나에게 맡겨달라. 후보는 좀 있어라. 내가 맡아서 하겠다’고 했다”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김 위원장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이 문제는 나에게 일임해달라’고 하셔서 윤 후보가 ‘잘 좀 해결해달라’고 말했다”며 “(이 대표와 갈등을 빚은 조수진 최고위원의 거취를 포함해) 모든 것을 김 위원장께 일임하는 것으로 두 분이 말씀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공동상임선대위원장직 사의 등을 밝힌 이후 김 위원장에게 전화해 이같이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저녁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공보단장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이 충돌한 전날부터 이날 이 대표의 기자회견 전까지 대체로 상황을 관망하는 입장을 보였다. 전날엔 “어떻게 (정당 내에서) 군사작전하듯 일사불란하게 하겠나.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날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조 최고위원이 이 대표를 찾아가 잘 정리를 하겠다는 입장이니 잘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사태가 길어질수록 윤 후보의 정치적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에게 해결을 일임한 뒤에도 최종 책임은 결국 윤 후보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이날 “후보의 무한 책임”을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CBS라디오에서 “(윤 후보가) 내용을 잘 파악을 못하고 얘기한 것이 ‘정당에서 민주주의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 아마 그 말이 이 대표에게도 더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이번 사태와 맞물려 김 위원장은 선대위를 개편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김 위원장 구상대로 선대위 내 ‘기동대’를 띄우는 과정에서 당내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 자연스럽게 윤 후보의 리더십이 다시 평가대에 설 가능성이 높다.
윤 후보는 일단 “(김 위원장의 뜻은) 여러 상황에 대한 대응이나 메시지, 일정관리 모든 면에서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더 확실하게 챙기시겠다는 것”이라며 “원래 총괄상황실이 그런 컨트롤타워 기능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니 적극적으로 하시겠다고 해서 반가운 얘기”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발언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도 개편 방향에는 명확한 입장은 내지 않았다. 이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사실 조직을 또 어떻게 다시 구성하느냐 이런 것들이 (선대위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유정인·조문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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