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대표실서 3시부터 李 기다렸지만 못 만나
李, 당 대표실 방문 않고 기자회견장으로…회견 직후 국회 떠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대위 공보단장인 조수진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끝내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1.12.2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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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김유승 기자 = 이준석의 '조수진 패싱'이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자신을 기다리는 조수진 최고위원을 외면하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대책위원회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전날(20일) 조수진 공보단장의 '항명' 이후 하루만의 전격적인 결단이다.
이 대표의 사퇴는 예견됐다. 그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는데, 앞서 선대위에서 모든 직함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상태였기 때문에 기자회견은 사실상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기자회견이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중앙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 등은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의 화해를 독려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 대표에게 항명한 조 최고위원이 직접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조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기자회견 한 시간 전인 오후 3시쯤 당 대표실을 찾았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천안에서 열린 충남도당 공직 후보자 역량 강화 행사에서 특강을 했는데, 조 최고위원은 특강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로 돌아온 이 대표를 만나 사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 대표실 관계자가 조 최고위원의 방문을 알고 있었던 만큼 이 대표 역시 조 최고위원이 자신을 기다리는 것을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당 대표실에 들르지 않고 바로 기자회견 장소로 향했다.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의 만남을 취재하기 위해 당 대표실 앞에서 대기 중이던 취재진도 서둘러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작심한 듯 조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앞서 자신의 지시에 '후보자 말만 듣는다'고 한 조 최고위원을 겨냥해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할 수 있다면 선대위 존재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최고위원이 당 대표실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질문에는 "관심 없다. 조 최고위원이 어떤 형태로 사과한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상임선대위원장이 지시를 내렸는데 오히려 조롱했다"고 말했고, 조 최고위원의 선대위 공보단장 사퇴 시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대위에) 미련 없다. 마음대로 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에도 조 최고위원이 기다리고 있는 당 대표실로 향하지 않았다. 그는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한 뒤 국회를 떠났다.
조 최고위원은 이 대표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당 대표실에 머물렀다. 이 대표가 국회를 떠난 뒤에도 한동안 당 대표실을 떠나지 못했다.
이 대표가 기자회견을 마친 지 약 20분쯤 후 당 대표실에서 나온 조 최고위원은 눈시울을 붉히며 "정말 송구하다. 3시쯤 (당 대표실에) 왔고, 한 시간 반쯤 기다렸는데, 간곡히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시간이 잘 안 맞은 것 같다"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대선이라고 하는 건 후보 중심으로 치러져야 한다. 이것에 대해 모두 동의할 것"이라며 "그런 부분이 잘 전달되지 않고, 잘못 받아들여진 것도 있는 것 같다. 그것 역시 제 불찰"이라고 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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