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월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차담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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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21일 다주택자 중과세를 한시적으로 유예하자는 자신의 제안과 관련해서 “현 정부와 서로 상의가 안 되면 몇 달 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문제에 대해 김부겸 국무총리 등이 공개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발하자, ‘차기 정부 과제’로 한 수 물린 셈이다. 앞서 이 후보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밀어붙이다 문재인 정부가 부정적으로 반응하자 철회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유예’을 두고 김부겸 국무총리가 공개 반대한 것에 대해 “현 정부의 입장에서는 원칙이 훼손된다거나 일관성에 금이 간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이해한다”고 했다. 이어 “현 정부에 제도개선을 요청하고 입법도 시도하겠으나, 이 제도의 시행은 다음 정부”라며 “솔직히 이제 (민주당과 정부가)서로 동의가 안 되면 선거가 끝난 후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란 생각도 든다”고 했다.
이는 이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한시유예’를 차기 정부에서 시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전날 인터뷰에서도 그는 “(청와대가 계속 반대하면) 당선돼서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제안했다가 정부 반대에 부딪히자 “고집하지 않겠다”며 물러선 바 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도 “양도세 중과제도가 처음 시행되면서 오히려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못하도록 막는 부작용이 일부 발생하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반대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당장은 시행하기 어렵지만, 다주택자 중과세 한시유예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 이벤트홀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의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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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 종부세 부과가 현실이 됐고 직접 느끼는 압박이 커서 매각을 하고 싶은데 양도세 부담 때문에 견뎌보는 입장도 상당히 많다고 알고 있다”며 “정책은 정책 결정자의 철학 실현이 아니라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야 한다”고 했다.
이 문제를 두고 당정(黨政)은 이날도 이견을 드러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라디오에 나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정부 정책의 신뢰가 떨어져서 정부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리는 “양도세 중과 도입 시 이미 5월 말까지 유예기간을 줬는데 그때 정부를 믿고 주택을 처분한 분들은 피해를 본다”며 “정부 정책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던 분들이 지금 여유를 준다 해서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이 후보 측)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대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도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했고 잘못한 정책은 반성하고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유예는)대단히 합리적”이라고 했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민주당·정부에서 일치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도 송 대표는 “정부는 아무래도 본인이 추진했던 것이기 때문에 자유롭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민주당이나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적 고찰을 통해 변화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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