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원외정당, 李 규탄 집회서 ‘형수 욕설’ 녹음 원본 틀었다…민주당 법적 대응 나설듯

깨시연 측 18일 부산의 한 거리에서 “선관위 원하는 대로 풀 영상 틀겠다”며 대형 앰프로 재생

민주당 선대위 “원본 유포하더라도 비방·낙선이 목적이면 맥락에 따라 얼마든지 선거법상 위법한 행위. 특정 후보를 폄훼하기 위해 사적 통화 녹취를 배포하는 행위가 재발하면 단호한 법적 조처” 경고

깨어있는시민연대당 유튜브 채널 캡처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원외 정당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이 더불어민주당에 이재명 대통령선거 후보의 교체를 요구하는 규탄 집회를 열고 이 후보의 이른바 ‘형수 욕설’ 녹음 파일 원본을 재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합뉴스가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정당이 공개한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전날 부산 서면의 한 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이런 후보를 뽑아야 하겠느냐”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원하는 대로 풀 영상을 틀어드리겠다”며 대형 앰프를 통해 형수 욕설 녹음 파일의 원본을 틀었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지난 16일 형수 욕설 음성의 원본 파일 유포는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죄(251조)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녹음 파일이 전부 재생된 뒤 깨시연 측 관계자가 연단 위에 올라 “들으면 들을수록 끔찍한 사람들”이라며 “소름이 끼치죠”라고 대중의 호응을 유도했다.

이어 “저런 사람이 대권 후보라는 것, 우리는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후보를 교체해달라”고 요구했다.

영상 속 집회 무대에는 이 후보를 겨냥한 듯 ‘변호사비 대납 수사, 뭉개는 놈도 공범이다’, ‘구속되는 그 날까지 찢는다’, ‘막산아 학교가자 입방기원제’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도 걸렸다.

깨시연 측의 이 같은 욕설 원본 파일 재생에 민주당은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영교 선대위 총괄상황실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본을 유포하더라도 비방·낙선이 목적이라면 맥락에 따라 얼마든지 선거법상 위법한 행위”라며 “특정 후보를 폄훼하기 위해 사적 통화 녹취를 배포하는 행위가 재발하면 민주당은 공명선거를 실천하기 위해 단호한 법적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실장은 이 자리에서 원본 녹취 파일 유포 행위를 어떻게 특정 후보 낙선 목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이 그런 시기”라며 “명백하게 (낙선을) 호도하는 행위, 또 현혹하는 행위”라고 답했다.

이 후보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원본) 통화 녹음 파일을 다음과 같이 사용할 때는 위법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유세차 및 일반 차량에서 송출 ▲자막을 넣어서 재생하거나 유포 ▲SNS상에 ‘~분부터 ~분까지 욕설’이란 안내 멘트를 넣고 게시하거나 유포 ▲노이즈를 넣어 변형하거나 앞부분은 빠르게 재생하고 욕설 부분만 정상 속도로 재생하는 경우 등을 일일이 나열했다.

이어 “강력한 법적 대응으로 엄중 대처하겠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은 서 실장이 선관위를 감독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원일희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서 실장의 발언은 선관위를 무력화하고 국민을 겁박하는 것”이라며 “차라리 ‘이 후보의 형수 욕설 자체를 영구히 지워버리고 싶다’고 솔직히 말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아울러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과 법무부를 장악하고,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선거를 관리할 행안부를 통제하고, 서영교 국회 행안위 위원장이 선관위를 압박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같다”며 “선거 개입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서 의원은 행안위원장직을 당장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깨시연은 지난해 3월 ‘문 대통령님의 개혁정책을 적극 지원하고 든든하게 수호할 목적으로 깨어있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순수 시민정당’이라는 기치 아래 창당했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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